안중근 의사의 조카인 안원생 지사의 묘소가 미국 애리조나주 선랜드 메모리얼 파크에서 발견됐다. 정부는 국내 봉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3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안원생 지사는 안 의사의 동생 안정근 지사의 아들이다.
황해도 안악에서 자라다 성장했다.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망명하여 상해교통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중국에서 축구선수로도 활약했다. 중국 톈진팀에 소속돼 서양상인팀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북경연경대학 축구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안원생 지사는 독립을 위해 1925년 중국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에서 전단 배포와 반일 시위를 전개했다. 1933년 흥사단에 가입했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선전 및 홍보 활동을 수행했다. 중국어에 능통해 임시정부에서 김구 선생의 비서 겸 통역 역할을 수행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임정 외무부 직원으로 미국 및 영국 측과 접촉하며 외교활동을 벌였다.
미국에 머물던 안원생 지사는 광복 이후 귀국해 주한미국대사관에 근무했다. 한국보이스카우트연맹 부회장과 대한축구협회 임원을 지내기도 했다.
6·25 전쟁 이후 행적은 미국에 건너가 지내고 있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 기록에 남아 있지 않았다고 한다. 사망연도나 사망지 역시 알 수 없었다.
정부는 안원생 지사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이번에 묘가 발견된 것은 보훈부가 지난해 말 진행한 미국 서남부지역 독립유공자 묘소 실태조사를 통해서다.
다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선랜드 메모리얼 파크에 ‘데이비드 W. S. 안(David W. S. Ahn)’이라는 이름으로 안장된 묘소가 안원생 지사의 것임을 최종 확인했다. 사망년도는 1982년이었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셨던 안원생 지사님의 묘소를 찾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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