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1일 주식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 된 정부의 ‘2025년 세제 개편안’을 끌어와 ‘휴가 갈 맛이 나느냐’며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나서는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대주주 10억 후퇴로 개미 투자자 뒤통수 때리고도 휴가 준비에 즐겁나”라며 이같이 따져 물었다. 그는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원으로 낮추는 세제 개편으로 국내 증시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대치로 하락했다”며 “가서 책 읽고 영화 보고 할 맛이 나느냐”고 날을 세웠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세재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상장주식의 양도세 부과 기준인 대주주의 기준을 종목당 보유금액 ‘5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내린다. 대주주에 들게 되면 양도차익의 20~25%를 과세하는데, 대주주 범위를 넓혀 양도세를 더 많이 매기겠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주식 등 유가증권을 팔 때 부과되는 증권거래세 세율도 높이려고 한다. 코스피는 0%에서 2023년 수준인 0.05%로 올린다. 농어촌특별세(0.15%)를 고려하면 0.15%에서 0.20%로 오르는 셈이다. 코스닥 거래세도 0.15%에서 역시 2023년 수준인 0.20%로 올리기로 했다. 이 같은 조정은 증권거래세법·소득세법이 아니라 정부 차원의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하다. 윤석열 정부 때의 완화 정책을 되돌리는 의미가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증권거래세율 관련 정부는 애초 인하 전제였던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유예되다가 아예 폐지된 상황을 반영해서 되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정책 목표는 아니더라도 주식시장에서 ‘단타(단기매매)’보다 ‘장투(장기투자)’를 권하는 뜻으로 봐도 좋다고 덧붙였다. 거래세 환원 시 세금은 지난해보다 2조3000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주식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부동산에 몰린 돈이 증시로 흘러가도록 하겠다던 이재명 정부 기조에도 역행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주식 사이트에서 나온다’ 등의 글이 눈에 띄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4~8일 닷새 간의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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