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필리버스터 방침…재계 "규제철폐 시급한데 답답"
윤석열 정부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됐던 농업 2법과 방송 3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각 개정안이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더 세진' 2차 상법 개정안도 법사위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들 법안을 가결했다.

농업 2법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안법) 및 양곡관리법 각 개정안이다. 여야 합의로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법사위에 올라왔다.
농안법 개정안은 주요 농산물 시장가격이 기준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생산자에게 차액을 지급하는 가격안정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율관세할당(TRQ)으로 수입되는 외국 농산물 물량은 무역정책심의위원회의 통제를 받는다.
양곡법 개정안은 양곡수급관리위원회가 정한 기준을 초과해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사들이는 내용이다. 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생산자 단체가 위원 3분의 1 이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방송 3법·노란봉투법·상법 표결 통과…야당 "공산당이냐" 강력 항의
방송 3법은 방송문화진흥회법, 방송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각 개정안이다. KBS 이사회를 11명에서 15명으로, MBC와 EBS 이사회를 각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방송 3법 반대토론을 요구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춘석 법사위원장은 토론을 종결하고 표결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공산당이냐"고 항의했다.
이날 야당 간사로 새로 선임된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토론 절차를 생략하려면 국회는 왜 존재하느냐. 강력히 항의하고 위원장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 법안을 갖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법사위가 정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며 "제가 일정 부분 비난은 감수하고 정상적 법사위를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국회법을 준수해 (토론을 종결)했다"고 말했다.
노란봉투법 역시 국민의힘 반발 속 민주당 주도로 표결을 통해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토론하자. 토론이 무서운가" "의사진행발언이라도 하자"고 항의했다.
방송 3법과 노란봉투법은 모두 재석 위원 총 16명 중 찬성 10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2차 상법 개정안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대규모 상장회사는 집중투표제 실시를 정관으로 배제할 수 없도록 하고, 대규모 상장회사가 설치하는 감사위원회 중 분리선임 대상을 최소 2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상법 개정안이 소수 지배주주의 전횡을 막고, 소액 투자자, 소위 개미 투자자의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상법 1차 개정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지 보름 정도 지났는데 무슨 분석이 있고 어떤 결과가 나왔나. 전혀 없는데 2차 개정안을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것이 유감"이라며 집중투표제 확대 및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의 1주주 1의결권 원칙 위배 문제 등을 거론했다.
이 위원장은 '개혁입법' 처리에 대해 "집권당이면서 다수당인 우리가 그 책임과 공과도 같이 진다고 생각한다"며 토론을 종결하고 표결에 들어갔다. 표결 결과 재석 위원 총 16명 중 찬성 10명, 반대 6명으로 해당 개정안이 가결됐다.

재계, 기업인 잠재적 범죄자 만들어…상법, 경영권 위협
재계는 당장 대규모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노란봉투법의 경우 모호한 사용자 범위 기준을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2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선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 살리기를 위해 규제 철폐가 시급한 시점에 경영 환경을 어렵게 하는 입법이 추진 중이라 너무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
고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을 3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수업 중 스마트폰 소지를 제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항공사고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한 공항시설법 개정안도 법사위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4일 이들 법안을 처리한다는 목표다.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들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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