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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무시했다” 연인 살해 20대 남성, 경찰에 진술…계획범죄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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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31 18:23:14 수정 : 2025-07-31 23:11:14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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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대전 주택가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20대 남성이 본인을 무시해 흉기를 휘둘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B(30대 중반)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A(20대 중반)씨는 전날 긴급체포 후 “나를 무시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다만 자세한 범행 동기는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후송 과정에서 자신을 무시했다는 취지의 말을 반복했으며 살해 의도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전날 대전서 흉기를 구입했으며 같은 날 B씨와 함께 B씨 명의로 공유자동차를 빌린 것을 확인했다. 도주에 사용한 오토바이도 B씨가 산 것으로 주로 A씨가 사용했다. 

 

A씨는 범행 후 공유자동차를 타고 도주한 후 오토바이로 갈아타 대전 관내를 돌았다. 이후 렌트카를 추가로 빌려 대전을 벗어났다가 돌아와 오토바이를 모는 등 경찰 추적을 피했다. 경찰은 범행 당일 오후 11시쯤 대전 서구 월평동의 대형마트에서 오토바이를 탄 A씨를 추적하다 놓치기도 했다. 

 

추적에 난항을 겪던 경찰은 의외의 곳에서 행적을 확인했다.   

 

A씨는 긴급체포되기 한 시간 전인 지난 30일 오전 10시39분쯤 B씨의 장례식장을 찾는 대범함을 보였는데, 수상하게 여긴 직원이 그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A씨는 장례식장 직원에게 B씨의 빈소를 물었고, 관계를 묻는 질문에 “남자친구”라고 답했다고 한다.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CCTV로 렌터카를 쫓아 같은 날 오전 11시45분쯤 대전 중구 산성동의 한 지하차도에서 A씨를 발견,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검거 직전 차 안에서 제초제를 음독한 상태였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초제는 범행 후 4시간여가 지난 후 빌린 렌터카를 타고 경북 지역에서 “잡초를 제거해야 한다”면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거 당시 A씨가 운전한 차량은 타이어가 터져있는 등 파손된 상태였다. 경찰은 차량 내에 굴러다닌 막걸리병을 근거로 만취한 채 운전대를 잡은 A씨가 인도를 달리고 역주행하는 등 쉬지 않고 운전하면서 차량 파손으로 이어졌다고 파악했다. 

 

계획범죄 정황도 속속 나오고 있다. 

 

경찰은 범행 전 흉기를 미리 소지하고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이동수단을 바꿔가면서 경찰을 따돌렸다는 점에서 계획범죄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한 긴급 체포를 해제하고 상태를 본 후 체포 영장을 재신청할 예정”이라며 “건강 상태가 나아지면 조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상정보공개는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지난 29일 낮 12시8분쯤 대전 서구 괴정동의 한 빌라 앞에서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현장에 흉기를 버리고 도주했으며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연인관계였던 A씨와 B씨가 지난해 10월쯤 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A씨를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등으로 4차례 112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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