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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전 병목현상 해소… ‘지산지소’ 차세대 전력망 구축 속도

입력 : 2025-07-31 20:10:01 수정 : 2025-07-31 21:40:55
박유빈·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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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6년 실증사업 돌입

전력 수요·재생에너지 확산 속
배전망 효율화 작업 중요 문제
광양·여수 산단, 무안공항 등에
소규모 독립 전력망 구축 운영
K그리드 총력… 수출 역량 제고

정부가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을 구축하고자 내년부터 실증사업에 돌입한다. 재생에너지가 늘며 기존 전력망에 새로운 발전 전력을 수용할 방법이 전 세계적으로 고민거리다. 정부는 배전망 운영을 효율화해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줄이고 간헐성 문제도 대처한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을 통해 전력망 전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차세대 전력망의 개념은 ‘지산지소’가 핵심이다. 지역 또는 주변에서 생산해 해당 지역 안에서 소비하는 생산·소비 방식을 말한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뉴시스

전력망은 크게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고압으로 멀리 있는 변전소까지 대량으로 보내는 송전망과 변전소에서 저압으로 낮춘 전력을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배전망으로 나뉜다. 배전망에서 새로운 발전 전력이 추가될수록 전체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는 어려워진다. 전력수요를 예측해 대량 전기를 송전했더라도 배전망에서 수요 또는 공급에 변동성이 커지면 수요과 공급 균형이 맞아야 하는 전기 특성상 전력망 안정성이 떨어지고 심하게는 정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설치된 전체 태양광 설비의 99.8%는 배전망에 있다. 낮에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하거나 봄·가을철 경부하기에 전력수요가 낮아지면 전력 과잉공급 문제로 전력거래소가 발전을 강제로 중단시키는 출력제어 조치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탄소중립을 실천하려면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하지만 이 전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지, 전력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할지는 전 세계가 모두 봉착한 문제”라며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어떻게 이 전력을 더 효과적으로 쓰고, 지역 내 생산·소비를 효율화하며 그 과정에서 국내 시장제도와 기술을 혁신할지 역량을 키워 보자는 목적으로 차세대 전력망 구축을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라남도는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설비가 가장 많이 보급된 지역이다. 산업부는 예산을 확보해 내년부터 전남에 차세대 전력망 실증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소규모 독립 전력망을 뜻하는 ‘마이크로그리드’를 광양·여수 산업단지, 대학캠퍼스, 무안공항 등에 구축해 지역 내 재생에너지로 해당 기관·시설을 운영해 본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뉴욕JFK공항도 마이크로그리드로 공항 전력소비 구조를 바꾸는 중이다.

 

앞으로 차세대 전력망 구축을 위해서 해야 할 과제는 △배전망 보강 △인공지능(AI) 등을 도입한 지역 내 수급관리 효율화 △연구개발(R&D) 투자와 스타트업 육성 세 가지 정도로 좁혀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마이크로그리드를 수요 예측이 비교적 확정적인 산단, 대학 등부터 실증해 사례를 쌓겠다”며 “생태계가 형성되면 K그리드(전력망) 인재 창업 센터 등을 만들어서 에너지 스타트업이 형성되게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규모로 확충하고, AI를 정교히 학습시켜 수요와 공급 패턴 예측성을 높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앞으로 필연적으로 늘어날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망 인프라 패러다임을 완전히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남권을 차세대 전력망 혁신기지로 만들겠다”며 “2026년 예산에 2000억원 정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유빈·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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