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美, 관세 협상 미타결 국가 압박 수위 높여… 브라질엔 이미 50% 관세 행정명령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5-07-31 14:48:51 수정 : 2025-07-31 14:50:08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일인 8월1일을 하루 앞두고 한국이 막판 협상에 도달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미타결 국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8월1일이 마감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마감이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신화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8월1일 자정에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국가들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를 비롯해 멕시코와 대만도 아직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에 대해서는 8월1일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른 국가들보다 먼저 브라질과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 정부가 미국 기업과 미국인의 표현의 자유를 포함해 미국의 외교 정책과 경제에 해악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브라질 대법원의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의 신원과 관련한 정보 제공 요구를 거부한 미국 기업 엑스(X)에 벌금을 부과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엑스가 벌금 부과에 반발하자 소유주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계좌를 동결하고, 엑스 접속의 차단을 명령했다. 관세 행정명령과 별개로 이날 미 재무부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엑스에 벌금을 부과한 지모라이스 대법관을 제재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브라질 정부는 보복 관세 부과를 포함한 반격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우리 정부는 브라질산 제품 수출에 대한 무역 조처(관세)를 정당화하려고 정치적 논리를 사용한 미국 정부의 설명을 부당하다고 간주한다”며 “상업적 측면에서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는 한편으로는 국내 법규에 명시된 국가 방어 수단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AFP연합뉴스

룰라 대통령은 각종 인터뷰 등에서 트럼프 정부에 대한 반발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50% 관세를 무기 삼아 2억여명의 브라질 국민을 위협하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사안이 심각하다고 해서 끌려다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페르난두 아다지 재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룰라 대통령이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처럼 트럼프를 향해 “꼬리를 흔들거나 ‘아이 러브 유’(사랑한다)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브라질 현지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맞불 관세 부과를 위시한 강공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지속해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은 인도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인도는 미국의 친구이지만 상대적으로 교역은 적었다”며 “그 이유는 인도의 관세가 세계에서 가장 높고, 비관세 무역 장벽이 가장 불합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도와의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바라는 구체적인 타결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인도는 항상 군사 장비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구매했고, 중국과 함께 러시아산 에너지의 최대 수입국”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요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도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9~10월쯤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최대 수출국인 멕시코에 대해서는 지난 12일 30%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이후 멕시코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이 주도하는 협상팀을 여러 차례 워싱턴에 급파해 무역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멤버인 캐나다의 경우 협상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과의 협상은 복잡하고 포괄적이며, 건설적으로 진행 중”이라면서도 “그러나 8월1일까지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만의 경우 농산물과 에너지, 무기 구매 확대 등을 약속하면서 협상을 벌였지만 타결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연합보 등 대만언론은 31일 소식통을 인용해 관세를 한국과 일본 수준인 15%로 낮추기 위해 4000억달러(약 556조원) 규모 투자안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 시장의 완전한 개방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정치적 입지가 약해진 라이칭더 대만 총통 입장에서는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국내 반발이 확산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백악관은 협상 미타결 국가에 대해선 일방적으로 새로운 관세율을 통보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일부 국가들과 협상 중이지만 나머지 국가에는 그냥 청구서를 보낼 것”이라며 “대부분의 국가가 대상”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 미국은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합의를 이뤘고 마감을 앞둔 이날 한국, 태국, 캄보디아와도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 국가에 대해서도 별도의 행정명령을 통해 합의 내용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
  • 한소희 '완벽한 비율'
  • 최예나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