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일째 열대야… 제주 14일째
30일 중복… 대전 38도까지 올라
연일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내륙에서 폭염특보가 내려지지 않은 유일한 지역이었던 강원 태백마저 29일 오전 10시를 기해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태백은 해발고도 1000∼1600m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고도 650m 고원분지로 여름철 폭염과 열대야가 잘 나타나지 않는 곳이다. 실제 평년 7·8월 최고기온 평균값은 25.9도와 26.0도에 그친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폭염일)도 7·8월 각각 0.5일 수준이다. 그러나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자료 기준으로 이날 태백 최고기온은 34.5도(낮 12시55분)를 기록했다.
태백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이날 기준 폭염특보가 발령되지 않은 곳은 한라산(제주산지)과 추자도 2곳만 남았다. 183개 육상 기상특보 구역 중 88%인 161곳에 폭염경보, 11%인 20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된다.
이날도 일부 수도권 지역에선 4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이어졌다. 경기 가평(외서)이 39.7도를, 여주(가남)도 39.1도를, 평택(송탄)·여주(북내)가 모두 38.8도를 찍었다. 서울(광진)도 38.5도를 기록했다.
‘잠 못 드는 열대야’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서울은 간밤 최저 기온이 27.6도를 기록해 19일 이후 10일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제주 서귀포는 15일 이후 14일째, 인천·청주·강릉은 20일 이후 9일째를 기록 중이다.
꺾이지 않는 폭염에 전날 하루에만 160여명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전국 응급실 500여곳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164명(잠정)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경기 화성에서 1명이 사망했다. 올해 5월15일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이래 전날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총 2631명(사망 12명)이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6배, 사망자 기준으로 3배 수준이다.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으로 날이 맑아 햇볕이 강하고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불면서 당분간 더위는 계속될 전망이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함께 한반도 상공을 덮어 ‘이중 고기압’을 형성했던 티베트고기압은 둘로 갈라져 이날부터 우리나라에서 약간 빗겨났지만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형편이다.
중복인 30일 서울 낮 최고기온은 36도, 충남 대전·논산의 경우 무려 38도까지 오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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