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37도까지 치솟는 무더위가 무색하게 많은 인파가 몰린 29일 서울 명동 거리. 이곳에 위치한 ‘헤지스(HAZZYS) 명동’ 매장 안은 코랄빛 바다를 품은 유럽의 휴양지를 연상케 했다.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윈저성’을 둘러싼 정원을 상징하는 포레스트 그린, 왕실을 상징하는 로열블루, 왕실 장미 정원의 핑크 톤 무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입구 옆에 진열된 여름 시즌 의상을 둘러보니 과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패턴과 디자인, 산뜻한 색감에 디테일한 마감 처리까지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헤지스는 이곳에서 외국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한 2026년 봄·여름 시즌(SS) 글로벌 수주회를 진행 중이다. 이달 2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수주회에는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 러시아 등 주요 시장의 글로벌 바이어들이 대거 참석했다.
헤지스는 이번 수주회를 브랜드를 ‘보고, 듣고, 입고, 느끼는’ 몰입형 공간으로 구성했다. 그간 본사 강당에서 행거에 상품을 걸어두고 이틀간 진행하던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올해부터는 총 4층 규모의 ‘스페이스H’ 전체를 활용하고, 기간도 2주로 늘렸다.
최우일 LF 헤지스 사업부장은 “헤지스는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로서 영국 헤리지티를 한국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컬렉션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스토리텔리텔링을 더 잘 전달하고자 올해는 명동플래그십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헤지스의 올해 메인 테마는 ‘로열패밀리 어페어’다. 여기에 매 시즌마다 새로운 컬렉션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전달할 계획이다. 세 가지 컬렉션은 윈저성에서 휴양을 즐기던 왕실 일상에서 영감을 받은 ‘윈저성’, 1966년도 GLORY DAYS(잉글랜드 월드컵 우승)을 모티브로 한 빈티지 스포츠무드의 ‘더 잉글리시 게임’, 영국 실리 제도의 해양 생물에서영감을 받은 ‘아일즈 오브 실리’다. 특히 이번 시즌엔 키즈와 펫 라인까지 확대하며 ‘패밀리 룩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한다. AI 콘텐츠 영상 도입으로 컬렉션 몰입감을 높이는 시도도 눈에 띈다.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헤지스는 한국 브랜드 특유의 섬세한 디테일과 세련된 스타일로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트렌디한 컬러, 아시아 체형에 맞춘 핏, 꼼꼼한 마감 등이 그 예다.
이번 수주회에 참석한 한 러시아 바이어는 “단순히 신제품을 소개하는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를 온전히 이해하고, 매장 구성, 마케팅 전략까지 파악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공간이라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제품에 대해선 “이렇게 트렌디한 클래식 브랜드는 드물다”, “한국 브랜드 특유의 완성도와 세심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등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헤지스는 해외 시장에서 해마다 두 자릿 수의 안정적인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2007년 중국을 시장으로 대만, 베트남, 러시아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인도 1호점과 러시아 2호점을 새로 오픈할 계획이며, 영국을 포함한 유럽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국내외 종합 매출도 지난해 9000억원을 돌파하며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LF 관계자는 “내년 봄·여름 시즌에는 프리미엄 클래식 라인을 강화하고 영국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할 방침”이라며 “모든 세대와 반려 가족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패밀리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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