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에 있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막판 조율을 위해 스코틀랜드까지 이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스코틀랜드에 체류하고 있다.
28일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서 연이어 러트닉 장관과 협상을 마친 뒤 스코틀랜드로 이동했다. 러트닉 장관과 24일 워싱턴 상무부 청사에서 만나고 25일 뉴욕 자택에서 협상한 뒤 다시 워싱턴으로 복귀하지 않고 러트닉 장관 일정에 맞춰 유럽으로 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부터 스코틀랜드에 체류하고 있다. 러트닉 장관과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이동했으며 미·중 고위급 협상을 위해 스웨덴으로 떠난 베선트 장관을 포함해 29일까지 미국 협상단이 자리를 비우면서 우리나라 협상단도 스코틀랜드행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러트닉 장관 자택에서 협상하며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 이름 붙인 조선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이 이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도 더 이동한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부 협상단은 조선 협력안 등을 수정해 스코틀랜드에서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미 관세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정부 인사가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둘은 협상 최종안이 도출될 때까지 현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은 앞으로도 해외에 체류하면서 미국 상무장관과 USTR 대표를 접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만날 예정이며 이번주에 조현 외교부 장관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할 계획으로, 협상 타결을 위해 ‘올코트프레싱’ 한다는 방침이다.
관세 협상 최종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도 스코틀랜드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 장관급 합의가 이뤄진다면 이르게는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결단을 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구 부총리와 조 장관도 각각 면담 일정이 잡혀 협상 시한을 넘기지 않고 막판 타결이 이뤄질 것이란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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