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숨지고 1명 의식불명 상태
警, ‘산소 농도 미측정’ 진술 확보
폭염 기승 7월 사고 가장 많아
맨홀 안에서 작업하던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질식사고는 치명률(전체 재해자 중 사망자 비율)이 높고 여름철 발생이 빈번해 폭염 상황에서 작업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8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40분쯤 서울 금천구의 한 맨홀 안에서 상수도 누수 긴급공사를 하던 작업자 2명이 의식을 잃고 쓰렸다. 두 사람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근로자 한 명은 이날 오전 3시쯤 사망했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이 측정한 맨홀 내부 산소농도는 4.5 미만으로 나타났다. 정상 공기의 산소 농도는 21 정도로, 농도 18 미만이면 어지럼증 등이 생겨 사고 위험이 커진다. 경찰은 당시 밀폐 공간 작업 전에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산소 농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고용부도 수사에 착수해 법 위반 여부를 확인 중이다.
이번 공사는 서울시 남부수도사업소가 발주했고, 감리 용역은 서울아리수본부가 발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달 6일에도 인천에서 맨홀 안 오수관로 현황을 조사하던 근로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고용부는 지방자치단체의 맨홀, 하수관로, 오폐수처리시설 등을 관리하는 공공하수도 관리대행기관 전부를 대상으로 하도급 계약관계 및 밀폐공간 질식 재해 예방조치 이행 여부를 긴급점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발생한 질식사고 재해자 338명 중 46명이 7월에 발생해 전체의 13.6%를 차지했다. 이어 6월(42명), 5월(41명), 1월(37명), 12월(33명) 순이었다. 7월에 질식사고가 빈발하는 이유는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 미생물 생장 조건이 조성돼 산소 결핍이나 고농도의 황화수소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보온 양생 작업 중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질식사고는 발생하는 순간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11년간 재해자 338명 중 사망자는 141명으로 치명률이 41.7%에 달한다. 추락 등을 포함한 전체 사고성 재해 평균 치명률이 약 1.1%인 것을 고려하면 40배가량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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