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경을 둘러싼 무력 분쟁이 격화하며 사망자까지 대거 발생한 태국과 캄보디아가 교전을 시작한 지 나흘 만인 28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고 전격 휴전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에 부과된 상호관세를 매개로 휴전을 압박하자 관세 경감이 절실한 두 나라가 휴전 협상을 한 것이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태국 총리 권한대행인 품탐 웨차야차이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이날 쿠알라룸푸르 외곽 푸트라자야에 있는 말레이시아 총리실에서 긴급회담을 가지고 휴전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양국이 국경에서 무력 충돌한 이후 나흘 만에 전격 휴전이다.

이번 회담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중재를 맡았다. 이브라힘 총리는 “태국과 캄보디아가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했다”며 “오늘 자정부터 휴전에 돌입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이 회담 개최와 휴전 합의에 절대적이었다. 양국의 무력 충돌이 대규모 사망자를 내며 격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양국 정상과 각각 통화해 신속히 휴전에 합의하라고 촉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이 자신의 휴전 중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현재 진행 중인 자국과의 무역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8월1일부터 미국으로부터 36%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라 관세 경감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양국은 휴전을 합의한 당일에도 국경에서 닷새째 교전을 이어가 감정적 앙금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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