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국 加·印·멕시코 등만 남아
美, 반도체 관세도 2주 내 발표
李 “끝까지 최선 다해달라” 당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연합(EU)의 전격적인 무역합의 소식에 한국 정부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으로부터 현지 협상 상황을 보고받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미국이 EU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대규모 에너지·군수물자 계약을 끌어낸 가운데, 한국이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산업 분야에서 불리한 협상 환경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에서 회동한 뒤 EU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30%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의 무역협정을 전격 타결했다. EU산 자동차에도 15% 관세율이 적용되며 미국은 EU에 무관세로 수출한다.
EU는 향후 3년간 총 7500억달러(약 1038조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했으며 미국에 6000억달러(830조7000억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EU는 또 “막대한 규모”의 미국산 군사장비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다. 항공기 및 관련 부품, 반도체 장비 등 ‘전략적 품목’에 대해서는 상호무관세에 합의했다.
일본에 이어 또 하나의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인 EU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이제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남은 국가는 한국, 캐나다, 인도, 멕시코 등이다.
이 자리에 동행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반도체 관세를 “2주 후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해외에 체류 중인 김 장관과 여 본부장으로부터 통상 협의 결과를 보고받는 등 대응 방안 논의를 이어갔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해 여러분이 잘 아시는 것처럼 미국 측 압박이 매우 거센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으로 농축산물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능한 한 국민 산업 보호를 위해 양보 폭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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