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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비 증액·무기 구매도 테이블에… 美 양보 요구에 벼랑끝 선 협상 [美·EU 관세 타결]

입력 : 2025-07-28 18:37:00 수정 : 2025-07-28 21:11:41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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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깊은 대통령실

李대통령, 공개 일정 없이 통상 보고
“재계에 대미 투자 확대 요구는 허위”

미국과의 통상 협상 타결을 코앞에 두고 대통령실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기한을 나흘 앞둔 28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포함한 협상단을 포함한 참모진에게 통상 협의 상황을 보고받고 관계 부처 장관, 주요 참모들과 함께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오찬을 하며 주례 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회의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을 포함해 방미 예정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도 참석해 통상 측면뿐 아니라 경제·외교·안보 전 분야에 걸친 토의를 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비서실장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해 “국익 최우선 원칙 아래 모든 내각과 대통령실이 원팀으로 총력 대응하고 있다”며 “폭염을 시켜줄 단비처럼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시원한 소식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대통령실은 통상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양보 요구가 거센 만큼 양보의 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협상카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일부 장관을 포함한 신임 장관,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제외하고는 공개 일정 없이 협상 관련 진행 상황 등을 수시로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왼쪽)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통상대책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미국이 요구하는 농산물 개방 요구 등에 대응해 대미 조선 투자 확대를 포함한 대미 투자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 분야에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국방비 증액, 미국산 무기구매도 협상 테이블에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 대변인은 농산물을 포함한 관세 협상 분야와 관련한 질문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고 지금 뭔가 하나로 좁혀지거나 결론에 닿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협상과정을 지켜봐야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대통령실이 미국의 양보 요구가 거세고, 우리 정부가 양보의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는 협상이 목표한 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정부 내부에서는 미국이 이미 한국에 양보를 요구하고, 정부가 이를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협상의 관건이라는 관측이 일찌감치 제기된 바 있다.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타결하면서 우리 정부로서는 협상 막바지에 ‘벼랑끝 협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기도 하다.

 

미국과의 막판 협상에서는 조선 분야 대미 투자와 국방비 증액, 미국산 무기구매를 포함한 안보 분야 의제들이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읽힌다. 김 정책실장은 앞선 브리핑에서 “우리 측은 미측의 조선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위 실장은 “기대하는 것은 안보 분야의 안정적인 에너지가 다른 분야에 선순환적인 효과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재명정부가 관세 협상을 앞두고 재벌 총수들에게 대미 투자 확대를 요구했다는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면서 “중요한 외교협상을 앞두고 근거 없는 억측을 남발한 국민의힘 측에 유감을 전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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