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다원화·해외 지급수단 수용 필요”
한류 열풍 속 K뷰티, K팝 상품 등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불편한 시스템 때문에 해외 소비자의 ‘역(逆)직구’를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국인의 국내 상품 인터넷 직접 구매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가 해외 플랫폼을 통해 직구(직접구매)한 금액은 8조1000억원에 달했지만, 해외 소비자의 역직구는 1조6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낮은 편의성이 역직구를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플랫폼이 회원가입 시 국내에서 개통한 휴대전화로 본인인증을 요구해 해외 소비자의 가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해외 플랫폼은 대부분 이메일 주소나 휴대전화 일회용 비밀번호를 이용해 국적과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다.
해외 지급수단 지원도 미비하다. 연구진은 “대금지급 시 해외에서 발급된 비자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국내 온라인 가맹점 중 약 3∼4%에 불과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페이팔·애플페이 등) 디지털월렛 간편지급 서비스를 지원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를 방치할 경우 상당한 잠재 수요를 놓칠 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에 친화적인 해외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며 국내 판매자들이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법적 제한이 없는 회원가입 인증 방식은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연구진은 “다양한 해외 지급수단을 포섭할 수 있도록 해외 지급수단으로 국내 간편지급 서비스에 원화 선불금을 충전할 수 있게 하는 연계 시스템 구축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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