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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식민지 에티오피아 간 이탈리아 총리, 따뜻한 환영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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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28 09:26:04 수정 : 2025-07-28 09:26:03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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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제2회 유엔 식량 정상회의 공동 주재
전쟁·점령 등 아픈 역사 잊고 ‘협력 파트너’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올해는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1883∼1945)가 이끈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권이 에티오피아를 침공해 식민지로 삼은 지 90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오른쪽)가 공항에서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의 영접을 받고 있다. 에티오피아 외교부 SNS 캡처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총리실에 따르면 멜로니는 이날 오전 아디스아바바 공항에 도착했다. 먼저 공항에 와서 기다리고 있던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가 직접 멜로니를 영접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항에서 멜로니와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우리 두 나라는 앞으로 사흘간 파트너로서 서로를 굳게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멜로니의 에티오피아 방문은 오는 28, 29일 이틀 일정으로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리는 제2회 유엔 식량 제도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탈리아와 에티오피아는 이번 정상회의 공동 의장국을 맡고 있다. 멜로니는 식량 정상회의에 앞서 아비와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이탈리아와 아프리카 간의 개발·에너지 협력 계획(일명 ‘마테이 계획’)의 핵심 파트너로서 에티오피아의 역할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비는 이탈리아가 그간 에티오피아의 의료 및 농업 분야를 지원해준 것에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두 정상은 앞으로도 북아프리카 및 지중해 지역의 발전과 안정을 위해 계속 공조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탈리아는 19세기부터 지중해 너머 에티오피아 땅에 욕심을 드러냈다. 에피오피아와 접한 에리트리아 지역을 식민지로 지배하게 된 이탈리아는 이를 기회로 1895년 에티오피아를 침공했다. 당시 에티오피아 제국은 아프리카에 몇 안 되는 독립국이었다. 이듬해인 1896년 10월까지 2년 가까이 이어진 전쟁은 유럽 국가들의 예상과 달리 에티오피아의 승리로 끝났다. 패전국 이탈리아는 에티오피아에 전쟁 배상금을 지급했으며, 에티오피아 측의 요구로 이탈리아령 에리트리아와 에티오피아 간 국경선도 새롭게 확정했다. 이를 제1차 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이라고 부른다.

 

2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 전용기에서 내린 뒤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의 안내로 에티오피아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외교부 SNS 캡처

1922년 파시즘을 내세워 이탈리아 정권을 잡은 무솔리니는 에티오피아에 진 것을 수치스럽게 여겼다. 그래서 대대적인 군비 확충을 거친 끝에 1935년 10월 이탈리아군에 에티오피아 침략을 명령했다. 이것이 제2차 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이다. 에티오피아 군대는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지휘 아래 용감하게 싸웠으나 1차 전쟁 때와 달리 탱크와 전투기로 무장한 현대적인 이탈리아 군대 앞에 상대가 못 되었다. 이듬해인 1936년 셀라시에는 해외로 망명을 떠났고 이탈리아는 에티오피아 완전 정복을 선언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는 나치 독일 편에서 추축국 일원으로 전쟁에 뛰어들며 군사적 역량의 한계로 에티오피아 점령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에티오피아 국내 저항군은 영국의 지원 하에 끈질긴 투쟁을 전개했고, 결국 1941년 5월 저항군이 아디스아바바를 탈환하며 에티오피아는 이탈리아로부터 완전히 해방됐다. 이후 에티오피아는 영국이 주도하는 연합국 진영에 가담했으며, 2차대전 종전 후 연합국과 이탈리아 간의 강화 조약 체결에도 승전국 자격으로 참여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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