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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퇴직금에 자녀 학자금까지…“연봉 3배 받으면 누가 안 나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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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28 05:00:00 수정 : 2025-07-28 06:38:04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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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배+자녀 학자금’ 파격 조건 내걸고 희망퇴직 단행

전문가들 “고연차 자연 퇴장 유도, 조직 재청년화 신호탄”

LG유플러스가 창사 이래 두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이번에는 최대 연봉 3배에 달하는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지원 등 이례적으로 후한 조건을 제시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닌 고연차 인력의 자연스러운 퇴장을 유도하고 조직의 ‘재청년화’를 꾀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가 연봉 최대 3배에 달하는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게티이미지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오는 8월 1일부터 19일까지 만 50세 이상이면서 근속 1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사내 공지를 통해 공개된 조건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위로금은 출생연도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1965년생은 연봉의 20% △1966년생은 연봉 1.1배 △1967년생은 2.1배 △1968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는 최대 연봉 3배까지 수령할 수 있다. 여기에 연봉의 10%는 별도 성과급으로 지급된다.

 

자녀 학자금 지원도 포함됐다. 중학생 자녀에게는 500만원, 고등학생은 700만원, 대학생은 한 학기당 최대 750만원 한도 내에서 실비를 지급한다.

 

이번 희망퇴직은 2022년 첫 시행 이후 3년 만에 다시 실시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조직의 인력 구조를 젊게 바꾸고, 향후 디지털 전환과 신규 사업 대응에 적합한 인재 중심 체계를 갖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 전반에 확산하는 ‘세대 교체’ 흐름

 

LG유플러스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KT는 최대 4억3000만원의 퇴직 보상금을 제시해 약 2800명이 희망퇴직에 응했다. SK텔레콤도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위로금을 기존 5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까지 상향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 내 고령화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청년층 채용 여력 감소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 비해 40~50대 중간 관리자급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젊은 인력 수혈이 어려워지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67곳은 2022년 25%였던 20대 직원 비중이 2024년에는 21%로 하락했다. 인원 수로는 4만7498명이 줄었다. 

 

30대 이상 직원은 3만5232명이 늘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3년 처음으로 40대 이상 직원 수가 20대 직원 수를 넘어섰다. 전체 직원 3명 중 1명이 간부급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 “인력 재배치, 세대 간 일자리 전환의 일환”

 

전문가들은 이번 LG유플러스의 희망퇴직을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닌 세대 간 일자리 재분배와 조직 리빌딩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얼마를 지급하느냐가 퇴직 결정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한 인사 전문가는 “LG유플러스가 제시한 위로금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단순 구조조정이 아니라 고연차 인력을 부드럽게 퇴장시키고 연령 구조를 전환하려는 명확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번 조치는 자발적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기업이 고령화와 인건비 문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현실적 방안”이라며 “민감한 연령 차별 논란을 피해가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청년층 채용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 비용 부담은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전환에 걸맞은 인력 구조로 재편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고령 인력이 잔류하면 청년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번 희망퇴직은 인력 세대교체를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자 현실적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 환경상 강제 해고는 법적·사회적 제약이 큰 만큼, 희망퇴직은 사실상 유일한 구조조정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얼마를 지급하느냐’가 직원들의 퇴직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은 막대한 일시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장기적인 인건비 절감과 인력 구조 최적화를 노리는 셈이다. LG유플러스의 이번 희망퇴직도, 그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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