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매입에 합병 사전포석 분석
재무구조 개선·기술 시너지 기대
이노 “다양한 검토… 결정된 것 없어”
사업 재편에 한창인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사업의 핵심 자회사들인 SK온과 SK엔무브를 합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SK온과 SK엔무브 합병설에 대해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 재편)을 포함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두 기업의 합병설은 최근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가 잠정 중단되면서 유력하게 대두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말 SK엔무브의 상장 작업을 중단하고 약 8600억원을 들여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SK엔무브의 지분 30%를 재매입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그러자 다음 수순으로 SK온과의 합병 가능성이 부상했다.
SK그룹이 윤활유 제조사인 SK엔무브를 배터리사인 SK온에 흡수합병시키는 방안은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에도 합병설이 불거졌으나, 당시에는 FI의 반대로 논의가 흐지부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SK온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관련 역량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은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51%로 LG에너지솔루션(99.23%)과 삼성SDI(89.02%)를 크게 상회한다. 게다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적자 속에서도 조 단위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SK엔무브는 2023년 9995억원, 2024년 687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그룹 내 안정적 수익원 역할을 해왔다.
두 회사가 합칠 경우 전기차 관련 사업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SK엔무브는 전기차 윤활유 공급 외에도 차량용 냉매와 냉난방공조(HVAC) 등 전기차 특화 열관리 솔루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안정성을 높이는 액침냉각 기술도 개발 중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