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직진→ 착륙.”
뜨거운 태양이 출렁거리는 여름 바다에 내려앉은 26일 전남 고흥 남열해수욕장 인근 앞바다. 2025고흥 드론 서머비치 페스타의 드론 낚시대회에 참여한 선수들의 열기가 한낮의 무더위보다 더 뜨거웠다.

이날 오후 1시 드론낚시 대회 경기 시작을 알리자 “윙∼”하는 소리와 함께 50여대의 드론들이 일제히 바다로 향했다. 2인 1조의 선수들은 드론에 매단 낚시줄을 바다의 포인트에 정확히 떨어뜨리고 물고기들의 입질을 기다렸다.
이날 참여한 ‘드론 강태공’은 모두 52팀이다. 외국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전국에서 다양한 이들이 참여했다.
경기 시작 18분쯤 원팀이 24g의 복어를 가장 먼저 잡아 올렸다. 이후 잇따라 여기저기서 물고기를 낚는 기쁨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오후 4시까지 3시간동안 드론 강태공들이 낚은 물고기는 100마리가 넘는다. 복어와 보리멸 등 두 어종이 주로 잡혔다. 이날 심사 기준은 잡은 물고기 무게의 총합계다.

경기 종료 10분을 앞두고 치열한 1위 다툼이 벌어졌다. 줄곧 1위를 달리던 제이디팀은 마지막에 한 마리를 잡아올린 파이터즈팀에 아쉽게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최종 집계결과 파이터즈팀은 8마리 492g을 낚아 7마리 437g를 잡은 제이디팀을 55g차이로 누르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3위는 원팀(6마리 366g), 4위는 홍천날다(5마리 364g)팀이 각각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이주호(42)씨는 우승 비결로 미끼를 꼽았다. 올 5월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에노시마 자이모쿠자 해변에서 열린 ‘2025 세계드론낚시대회 in Japan’에서는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해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다짐했다. 경남 사천에서 회사에 다니는 이씨는 평소에 “한마리라도 더 잡기위해서는 전투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과감히 던지고 마지막까지 끈을 놓지않아 운이 따른 거 같다”고 했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 드론을 날린 장애인팀에 격려가 쏟아졌다. 전남 담양에서 온 박민준(26)씨는 지체 중증 장애인이다. 태어날때부터 장애를 앓은 박씨는 우연한 기회에 드론 낚시를 알게 되고 하늘을 나는 드론을 직접 조종해 보고 싶어 이번에 참가하게 됐다. 박씨 아버지 박광훈(52)씨는 “거동이 불편해 집에만 주로 있던 아들이 바다에 나와서 바람이 쐬니 너무 좋았다”며 “드론 낚시가 장애를 딛고 일어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외국인팀도 주목을 받았다. 대구에서 온 송칸주이콤은 다문화 가정의 주부다. 송칸주이콤은 남편 이정룡(62)씨와 처음으로 드론 낚시대회에 참가했다. 결혼한지 25년째를 맞는 송칸주이콤은 “남편따라 낚시를 자주 다녔다”며 “드론을 잘알고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 바다에 오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