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지하철 냉방 온도를 둘러싼 승객 간 민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같은 열차 안에서도 '덥다'는 승객과 '춥다'는 승객이 뒤섞이면서 올여름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민원만 무려 16만 8000건에 달한다.
2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6월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접수된 열차 및 역사 내 냉방 민원은 각각 16만8317건, 332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난해 열차 및 역사 내 냉방 민원으로 접수된 16만7958건, 299건보다 모두 늘었다.
민원은 지난달 폭염이 시작되면서 폭증했다. 더위가 냉방 민원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실제 지하철 열차·역사 내에서 냉방을 두고 승객 간 의견 차이로 인한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냉방온도가 조금 낮으면 냉방병, 근육통 등을 호소하는 승객이 늘고 약하게 설정되면 더위로 고통받는 이들의 민원이 늘어난다.
이는 체감 온도의 차이와 승객들의 건강 상태, 연령, 탑승 시간대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춥다고 생각하면 약냉방칸을 이용하거나 겉옷을 준비하면 되지만 그런 승객은 일부에 그친다.
지하철 냉방 온도는 환경부 고시에 따라 24도에서 27도 사이로 자동 조절된다.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 등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이 기준에 맞춰 열차 냉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열차 내 냉방 시스템은 열차 혼잡도를 '여유·보통·혼잡'의 3단계로 감지해 냉방 강도를 자동 조절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규정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승객들의 민원에 따라 기관사 자율적으로 이보다 더 낮은 온도로 운행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승객들이 냉방 관련 민원을 많이 넣는 만큼 기관사나 종합기관센터에서 탄력적으로 온도를 조절하고 있다"며 "승객 불만이 몰리는 출근시간 등 혼잡시간 대에는 냉방이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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