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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마저 없어진다”…‘런치플레이션’에 직장인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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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27 05:34:56 수정 : 2025-07-27 14:41:45
정세진 기자 oasi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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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근무하는 서강엽(26)씨는 매일 점심시간이 되면 고민에 빠진다. 다니는 회사에 구내식당이 없을 뿐만 아니라 주변 오피스빌딩에도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곳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씨는 “아무리 저렴한 식당을 찾아도 점심값이 1만~1만1000원부터 시작하고, 보통은 1만4000원 정도 든다”며 “오늘 점심으로 먹은 김치찌개도 1만1000원이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씨 같은 직장인들의 고민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2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체 소비자물가가 16% 상승하는 동안 외식 물가는 약 25% 올랐다. 직장인들의 주요 점심 메뉴인 외식 품목 대부분이 급등하면서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점심값 상승)이 심화된 것이다.

 

2020년 외식 부문 소비자물가지수를 100으로 했을 때, 올해 6월 지수는 124.56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6%)과 비교하면 외식 물가는 1.5배 빠른 속도로 올랐다.

 

외식 품목 39개 중에서도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메뉴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김밥이 38.4%로 가장 높았다. 이어 햄버거(35.6%), 떡볶이(34.9%), 짜장면(34.0%) 순이었다. 칼국수·해장국·돈가스는 각각 29.4%씩 올라 30% 근처까지 치솟았다.

 

외식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직장인들의 버팀목이던 구내식당마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전국 구내식당 수는 2020년 5월 2만1208개에서 올해 5월 1만5115개로 5년 만에 6093개(28.7%)가 줄었다. 매달 평균 102곳씩 문을 닫은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한 오피스빌딩 구내식당 운영업체 관계자는 “쌀, 식용유, 고기류 등 주요 식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원가 상승 폭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구내식당 특성상 급격한 가격 인상은 불가능한데, 인건비와 임대료까지 함께 오르니 수익성 확보가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도별 감소 추이를 보면 구내식당은 5월 기준 전년대비 2021년 -6.2%(1만9892개), 2022년 -4.9%(1만8914개), 2023년 -7.4%(1만7506개)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2024년에는 1만6065개로 8.2% 감소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5.9% 줄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세진 기자 oasi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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