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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드 왕좌’ 지키려는 고육지책…LG전자 2분기 영업익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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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26 07:49:56 수정 : 2025-07-26 07:49:54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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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전년 대비 46.6% 감소
TV 사업만 적자…나머지 2분기 역대 최고
中의 프리미엄 시장 침공에 응전 비용 高
TV 시장 수요 자체도 감소하면서 수익 低
“질적 성장 확인…포트폴리오 전환 가속”

LG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의 적자 전환의 영향이 컸다. TV 수요 자체도 감소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프리미엄 시장 침공에 맞서 마케팅비를 대폭 늘리고 제품 가격을 인하한 것이 수익성 악화를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LG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조7352억원, 영업이익 6394억의 확정실적을 25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6.6% 급감했다. 

 

LG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주요 시장부진에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관세 부담과 시장 경쟁심화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이어졌다”며 “물류비 등 전년 대비 증가한 비용 요인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반토막’의 결정적인 요인은 TV 사업의 부진이다. 생활가전(HS사업본부), 전장(VS사업본부), 냉난방공조(ES사업본부) 사업은 나란히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사업본부)는 영업손실을 내서다.

2025년형 LG 올레드 에보(모델명 G5) 라이프스타일 이미지컷. 최근 LG전자 올레드 TV는 전 세계 14개국의 대표 소비자매체 TV 성능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 제공

◆올레드 TV 타격에 ‘휘청’

 

구체적으로 MS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4조3934억원, 영업손실 191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LG전자는 “시장 수요 감소에 TV 판매가 줄었다”며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판가 인하 및 마케팅비 증가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중국 TV 업체들의 프리미엄 시장 침투를 경쟁 심화 배경으로 지목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16%로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가 빠졌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점유율이 1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중국 하이센스와 TCL은 출하량이 2배 이상 증가하며 각각 20%, 1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밥 오브라이언 연구위원은 “노후 TV를 신형으로 교체하도록 장려하는 (중국) 정부 인센티브와 중국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판촉이 맞물리며, 중국 내 프리미엄 TV 매출이 세 자릿수 비율로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들은 미니 LED TV로 프리미엄 시장 내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비중을 약화시키고 있다. 미니 LED TV는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프리미엄급 TV로, 기술 수준은 올레드 TV보다 낮지만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가격이 부담이 된 소비자들이 더 작은 올레드 TV와 더 큰 미니 LED TV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올레드 TV의 입지가 작아진 것이다.

 

올레드 TV는 LG전자가 내세우는 핵심 제품이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글로벌 올레드 TV 시장 조사에서 과반 점유율(52.1%)을 차지하며 왕좌를 수성했다. 핵심 제품 시장이 미니 LED TV에 의해 타격을 입은만큼 LG전자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LG 워시타워 라이프스타일 이미지컷. 최근 LG전자의 복합형 세탁∙건조기 ‘LG 워시타워’는 미국과 영국의 유력 매체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연이어 ‘최고의 세탁·건조기’ 제품으로 선정됐다. G전자 제공

◆“가전·전장·공조 순항 중”

 

LG전자는 MS사업본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사업에 대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HS사업본부는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43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전자는 “가전 수요 감소와 관세 및 해상운임 부담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2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볼륨존(중간가격대 시장) 영역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가전 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구독 사업’도 고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VS사업본부는 전 분기를 통틀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8% 증가한 2조8494억원, 영업이익은 52.4% 늘어난 1262억원이다. LG전자는 “안정적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갔고,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고객사 차량 판매 증가도 이어졌다”며 “수익성 측면에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 프리미엄 판매 비중을 늘리는 제품 믹스 개선이 이뤄지며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ES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소폭(0.6%) 상승한 2505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국내 가정용 에어컨 수요 증가로 판매가 늘었고, 상업용 및 산업·발전용 분야에서도 신규 사업기회 발굴이 이어졌다”며 “하반기엔 고효율 제품으로의 교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신규 라인업을 확충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B2B·논하드웨어·D2C 성장 지속

 

LG전자는 ‘질적 성장’ 영역에 더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장·냉난방공조 등 기업간거래(B2B) △구독·웹OS 등 논하드웨어 △LG전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소비자직접판매(D2C) 등을 키워 사업의 펀더멘털을 견고히 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올해 2분기에도 질적 성장은 유효했다. B2B 매출액은 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 성장했다. 가전구독 사업 매출액은 같은 기간 18% 늘어 6300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이들 사업은 LG전자가 포트폴리오 전환의 관점에서 역량을 집중하는 분야이고, 비우호적 경영환경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B2B는 수요·가격 변동성이 낮고 거래선과 관계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 사업 확장과 진입장벽 구축에 유리하다. 논하드웨어는 반복적 매출구조와 높은 수익률 달성에, D2C는 수익구조 개선 및 브랜드 가치 제고 등에 긍정적이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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