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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노근리 사건 75주기 맞아 평화포럼…“미래지향적 화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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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25 13:08:38 수정 : 2025-07-25 14:00:10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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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넘어, 미래를 향한 화해와 치유의 공감대를 마련하려 합니다.”

 

6·25 전쟁 중 미군에 의해 발생한 한국인 양민 학살 사건인 노근리 사건 75주기를 맞아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쉐라톤펜타콘시티호텔에서 주최하는 ‘과거를 넘어, 미래를 향해’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정구도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이사장은 24일 워싱턴 근교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근리 사건은 6·25 전쟁 발생 약 한 달 뒤인 1950년 7월 25∼29일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미군의 총격으로 피난민을 포함한 민간인 최소 150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정구도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이사장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특파원들을 만나 재단이 주최하는 평화포럼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주형 특파원

1999년 AP통신의 보도로 이 사건이 미국에서 공론화된 이후 미국 정부는 진상조사단을 꾸려 약 1년간의 조사를 벌였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001년 1월 유감 표명(regret)을 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정 이사장은 노근리 사건의 진상이 어느 정도 규명됐다고 평가하고, 지금부터는 교육 사업을 통한 양국 간 공감대 형성과 미래지향적 치유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 열리는 포럼은 이런 차원에서 재단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자리다. 존 틸러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21세기 한미동맹과 우정의 진정한 의미’를 주제로, 6·25전쟁 참전을 결정한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손자인 클리프튼 트루먼 대니얼이 ‘한국전쟁과 노근리사건 75주년에 즈음한 도전과 미래 과제’를 주제로 각각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로버트 케네디 인권재단(Robert F Knnedy Human Rights)이 노근리국제평화재단과 함께 포럼 준비에 나섰다.

 

재단은 노근리 사건 진상 교육, 희생자 추모와 함께 미군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일에도 나설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노근리 사건 직전) 영동군에서 일어난 영동전투에서 사상자가 900여 명 발생한 미군에 대해서는 현지에 참전기념탑도 없다”며 “노근리 희생자들과 미군 전사자들에 대한 공동 추모 행사를 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노근리가 전쟁의 상처를 넘어 당사자들이 명예를 회복하는 모델이자 전례가 되길 바란다면서 영동전투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발굴 촉구, 영동전투 참전 미군의 전공에 대한 재평가 등을 과제로 꼽았다. 유족들이 상당수인 재단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한다. 재단 측은 “함께 평화의 길을 걸어가자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재단은 미국의 초중고 교육에서 노근리 사건을 가르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어두운 역사의 이면을 사실 그대로 가르쳐야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믿음에서다. 재단은 미국 교사들을 노근리평화공원에 초청하고 있으며 이들 교사들은 유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사건을 미국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정 이사장은 전했다. 역사를 통한 인권 교육에 관심이 많은 미국 역사 교사 모나 알 하야니(오하이오 톨레도고등학교)씨가 이번 포럼에서 인권교육 관련 발제를 맡기도 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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