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현장 행정 앞세워 숙원 해결… “용인, 반도체 중심도시 만들 것” [지방기획]

입력 : 2025-07-25 06:00:00 수정 : 2025-07-25 13:56:05
용인=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3년 성과

구성 적환장 환경문제 해법 제시
주민과 적극 소통…골재채취업체 현장 점검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 결실도

산단 유치 등 반도체도시 기반 다져
소부장 기업 입주, 교통망 확장 속도
3년 연속 대통령표창 등 221회 수상

3년째 릴레이 간담회… 건의 적극 반영
“면밀히 확인해 보강조치를 할 겁니다.”


이달 21일 경기 용인특례시 기흥구 언남로 30번길. 이상일 시장은 구성 적환장 인근 골재채취업체와 건설폐기물 처리업체를 잇따라 방문해 실태를 돌아봤다. 구성·동백동 주민대표들과 면담 이후 함께 현장을 찾기로 한 약속을 열흘 만에 지킨 것이다. 이 시장은 “비산먼지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앞으로) 시가 직접 확인하겠다”며 “대형 덤프트럭의 통행량이 많아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업체 측에 당부했다.

 

이상일 경기 용인시장이 24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시정 현안과 미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앞서 이 시장은 논란을 키운 구성 적환장 문제에 대해선 ‘솔로몬의 지혜’를 내놓았다. 지난 10일 주민대책위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선 매입 부지에 환경미화원 휴게실 등을 두고, 기존 매립지에는 주차장을 설치하되 도시계획시설로 돌리지 않기로 약속했다. 용도 전환 가능성을 차단해 시가 ‘생활폐기물 처리 시설’을 설치, 용인플랫폼시티의 쓰레기들을 갖고 올 것이란 우려를 씻어낸 것이다.

그동안 이 시장은 전임 시장 시절부터 추진돼 온 기존 계획을 둘러싼 여러 소문과 추측으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지역 정치권까지 가세해 논란이 확산하자 그의 방식대로 현장을 찾아 해법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시장과 시 관계자들에게 더 깊은 고민을 하는 계기가 돼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이를 기회로 구성 적환장 인근 기피 업체들을 방문해 환경·건축·생태하천 등 합동점검을 벌였고 안전 펜스·과속방지턱 설치, 가로등 보수 등 시민 안전까지 챙겼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지난 3년간의 민선 8기 시정에 대해 “지방행정의 지평을 넓히는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성과도 적지 않다. 이동·남사읍 일대 삼성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원삼면 일대 SK반도체 일반산단,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미래연구단지 유치 등은 공약에 없는 결과물이다. 100개 가까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이 입주를 서두르면서 후광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45년간 규제에 묶였던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로 이웃 수원시 면적의 53%에 달하는 개발 가능지역을 확보한 것도 회자된다. 교통환경 개선과 광역교통망 확충, 옛 경찰대 부지 개발, 동백IC 개설 가시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시민프로축구단 창단 등도 거론된다.

이 시장은 “관찰과 상상력, 실천을 강조한 창의 행정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그의 책상 위에는 미술·인문·경영 등 다양한 관심 분야를 알려주는 서적들이 쌓여 있었고, 창가에는 취임 3주년을 축하해 직원들이 선물한 캐리커처가 놓여 있었다. 다음은 24일 용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가진 이 시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2040년 인구 150만 광역시를 향한 용인 르네상스의 핵심은 반도체다.

“용인은 서울의 98%에 달하는 지역이다. 반도체 국가산단 유치와 용인 대도약을 위해 기반을 닦아왔고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민생을 챙겼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중심도시’ 완성이 목표다.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도 병행되고 있다. 벌써 반도체 소부장 기업 92곳이 용인에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이다.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은 3곳, 1000억원 이상도 25곳이다. (저는) 중앙부처 과장도 직접 만나 논의한다. (정권이 바뀌어도) 모든 게 의지와 능력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민생·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정부도 도와줄 것이라 생각한다.”

―광역교통망 개선은.

“교통망은 반도체 기업들의 인적·물적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 국도 45호선, 국도 42호선, 국가지원지방도 84호선 등의 확장이나 우회도로 개선 등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시의 정책 과제 1순위로 출퇴근 교통상황 개선과 광역교통망 확충이 꼽혔다. 그만큼 시급한 문제다. 취임 직후부터 중앙부처를 돌며 경기남부광역철도 추진과 경강선 연장, 분당선 연장 등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도로망 연결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시내 곳곳에서 10~20분 사이에 고속도로나 고속화도로에 진입할 수 있는 ‘격자형 고속도로망’을 구축할 것이다. 동백 주민들의 숙원인 영동고속도로의 동백IC 개설사업은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 도로공사와 협약을 맺었다.”
 

―용인플랫폼시티 사업의 개발이익이 모두 용인으로 돌아온다는데.

“지난 4월 착공한 용인 플랫폼시티 사업은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협약을 거쳐 이익금 전액을 용인지역에 재투자하도록 끌어냈다.”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와 경안천 수변구역 규제 해소도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 해제절차가 완료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오산시 전체면적의 1.5배에 달한다. 남사·이동읍 일대 64.43㎢로, 미래를 위한 개발 가능한 땅을 확보한 것이다. 25년 동안 불합리하게 중첩 규제를 받던 경안천변 수변구역도 지난해 11월 규제에서 벗어나 이 일대 372만9000㎡의 토지가치를 상승시켰다.”

―용인시는 민선 8기 3년간 221회에 걸쳐 외부 기관 표창을 받았다.

“행정안전부의 재난관리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2022년부터 3년 연속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밖에 국무총리 표창 6차례와 행정안전부, 국토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등 다양한 부처의 상도 90건이나 받았다. 직원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모두 시청 1층에 진열해 놨다. 민선 8기 용인시는 시민안전·문화예술·환경·교육·복지 등 행정의 모든 분야에서 창조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쳤다고 자부한다. 시의 공직자들께 감사드린다.”
 

―중앙정부에 특례 권한 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특례시 출범 3주년이지만 갈 길이 멀다. 2022년 출범 당시 정부에 요청한 특례시 사무이양건수가 86건이지만 현재 10건만 넘겨받았다. 지역 특성에 맞는 자율행정 정착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26개 특례사무를 넘겨받는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어 새 정부에선 달라질 것으로 본다.”

―올해 3월 시민프로축구단 창단을 발표하는 등 스포츠 행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구단은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 출연금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예산 계획을 세웠다. 시민의 소속감과 지역 통합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또 용인 육상팀에 입단한 높이뛰기 ‘스마일 점퍼’ 우상혁 선수가 국제대회를 석권하며 용인을 알리고 있다. ‘골프의 전설’ 박세리 전 감독도 최근 ‘SERI PAK with 용인’을 개설해 꿈나무 육성과 문화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휴일에도 제대로 쉬지 못할 만큼 강행군이다.

“주말에도 지역 행사에서 4시간 넘게 자리를 지키며 다양한 민원에 귀 기울인다. 아파트 주민자치위원들까지 만나고, 끼니도 거른 채 교장·학부모들과 간담회를 이어간다. 시민들께서 기회를 주신다면 계속 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은데, 힘들어서 3선 도전은 못 할 것 같다(웃음).”

이상일 용인시장이 8일 시청에서 열린 처인구 28개 초등학교 교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 교육인프라 확충 필요따라 …교장·학부모와 적극 소통

 

“예전에는 길이 끊겨 있고 트럭도 많이 다녀 무서웠어요. 그런데 어느 날 나들이를 나가니 ‘옐로 카펫’도 넓어지고 안전울타리 길이 깨끗하게 생겨있었어요. 덕분에 친구들과 신나게 마을 탐방을 하고 조금도 무섭지 않았어요.”(2025년 7월, 용인 남촌초등학교 어린이들 올림)

 

이상일 경기 용인시장의 행정 철학은 ‘현장에서 귀 기울인다’이다. 지난 8일 시청 비전홀에서 열린 처인구 28개 초등학교 교장들과의 만남이 대표적 사례다. “의견이나 건의사항 외에 다른 요청도 들을 테니 편안하게 말씀해 달라”는 인사말로 시작된 이날 간담회는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시가 사전에 접수한 건의사항만 38건으로, 이 시장은 조치 사항을 설명하고 배석한 담당 공무원에게 보완 사항을 지시했다.

 

김희자 남촌초 교장은 “학교 지대가 주변 도로나 농지보다 1m가량 낮아 집중호우가 내릴 때 물이 학교로 들어오게 된다”며 대책을 요청했다. 이에 이 시장은 “현장 점검을 통해 학교 옆에 배수로를 만드는 등 개선 노력을 기울였지만 구조적 문제로 인해 어려움 있어 보인다”며 “시 관계자들이 지혜를 모아 보다 나은 해법을 찾고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시장에게 간담회는 단순히 얘기를 듣는 자리가 아니다.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 해법을 도출하는 시간이다. 간담회 전 미리 건의사항을 받아 실무부서 차원의 검토까지 마친다.

 

2023년 시작된 학교장·학부모 릴레이 간담회는 올해에도 13차례에 걸쳐 191개 학교장·학부모와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용인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진행된 26차례 간담회에선 853건의 건의가 접수돼 이 중 512건(60%)이 처리됐거나 처리 과정에 있다.

 

이 시장은 “110만명을 넘어선 시 인구는 2040년 152만명까지 늘 것으로 예상돼 교육 인프라의 지속적 확충이 필요하다”며 “현장의 고충을 듣고 시에서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도와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
  • 한소희 '완벽한 비율'
  • 최예나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