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DGIST, 혈액 내 암세포 입자 ‘딱딱함’으로 폐암 진단 기술 개발

입력 : 2025-07-24 17:36:22 수정 : 2025-07-24 17:36:21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국내 연구진이 폐암 세포에서 분비되는 엑소좀의 특성을 활용한 폐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엑소좀은 세포 외부로 배출되는 작은 입자를 뜻한다. 폐암 여부를 조기에 훨씬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윤희(오른쪽 위부터 반시계방향) 선임연구원, 구교권 선임연구원, 박수현 박사후연수연구원. 디지스트 제공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는 이윤희 바이오메디컬연구부 선임연구원 연구팀 등이 혈액 속 암세포에서 나온 엑소좀이라는 입자의 '딱딱함'만으로 폐암 유전자 돌연변이를 구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비소세포폐암(NSCLC)은 전체 폐암 환자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암이다. 환자들이 초반에 특별한 증상을 알아채기 어려워 조기 진단이 어렵다. 기존에 비소세포폐암 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몸속 조직을 떼어내는 조직생검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는 신체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것으로 자주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혈액 속 정보만으로 병을 알아내는 액체생검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비소세포폐암 중에서도 암세포가 가진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라 다른 특징을 가진 세포들(A549, PC9, PC9/GR)에서 엑소좀을 분리해 연구를 진행했다. 원자힘현미경(AFM)을 통해 엑소좀 하나하나의 표면 강도, 높이와 반지름의 비율 등을 고해상도로 측정했다. 그 결과 A549 유래 엑소좀은 다른 세포의 엑소좀보다 강도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왔다. PC9와 PC9/GR 두 세포의 엑소좀 성질은 서로 비슷했다.

 

이들 두 세포가 공유하는 유전적 배경이 서로 연관이 있으며 A549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가진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라 엑소좀의 물리적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엑소좀의 이 같은 나노역학적 특징을 더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AI 기술을 접목했다. AFM으로 획득한 엑소좀의 높이 및 강도 정보를 이미지화하고 이를 딥러닝 기반 합성곱신경망(CNN) 모델에 학습시켜 엑소좀의 유래 세포를 분류하도록 했다. 그 결과 A549 유래 엑소좀은 96%라는 매우 높은 정확도로 다른 세포와 구별됐다. 

 

AFM의 민감도를 딥러닝 기반 패턴 인식과 융합함으로써 자동화와 확장성이 뛰어난 개인 맞춤형 암 진단 플랫폼의 기반을 마련했다. 연구팀은 "엑소좀의 물리적 특성만으로 고정밀 분류가 가능한 차세대 액체생검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적은 양의 혈액 샘플로 폐암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기술 실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Analytical Chemistry)'에 게재됐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
  • 한소희 '완벽한 비율'
  • 최예나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