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발표 17분 전 자진사퇴 촉구
“누군가는 꼭 해야 할 말” 명심 부각
정청래 “동지란 함께 비 맞아줘야”
姜 사퇴 후에도 응원 글… 당심 공략
강선우 의원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직 사퇴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뽑은 8·2 전당대회가 과열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박찬대 후보가 강 의원에게 사퇴를 촉구한 지 17분 만에 실제 사퇴가 이뤄진 것을 두고 ‘명심이자 민심’이라는 평가와 ‘동지를 저버렸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강 의원을 향한 동지애를 드러내며 ‘당심’에 구애했다.

박 후보는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금 민주당에는 언제나 국민의 뜻과 당원의 생각을 대통령실에 전달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의원의 자진사퇴가 민심에 부합했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재명정부 인사 문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기 전에 대통령실과 교감이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질문에는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은 국민들에게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동안 강 의원에 대한 국민 여론과 민주당 당원 의견은 사뭇 달랐다.
국민 여론은 ‘강 의원을 사퇴시켜야 한다’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02명을 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강 의원이 여가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60.2%로, 적합하다(32.2%)의 두배 수준을 기록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반면 당원들 사이에서는 ‘강 의원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과거부터 유독 민주당 의원에 대한 도덕성 잣대가 엄격하다며 강 의원의 갑질 논란 또한 보수 인사들의 문제에 비하면 사소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이에 일부 당원들이 박 후보를 향해 “동지를 지키지 않았다”며 항의하는 상황이다.

정 후보는 이 같은 당심을 공략하고 있다. 정 후보는 SNS에서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 주는 것”이라며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다친 마음을 위로한다”며 “이번 논란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 모두를 위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오직 당원, 오직 당심”이라며 “국민 이기는 정권 없고, 당원 이기는 당권 없다”고 적기도 했다.
정 후보가 강 의원의 사퇴 후에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정 후보는 앞서 강 의원의 ‘보좌관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따뜻한 엄마이자 훌륭한 국회의원. 강선우 곧 장관님 힘내시라”며 공개 응원을 보내는 등 강 의원을 지지해 왔다.
박 후보 측에서는 “보좌진도 동지”라는 반박이 나왔다.
노종면 의원은 SNS에 “동지란 함께 비를 맞아주고 함께 눈물 흘리는 것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그림자로 일하며 의원을 보좌하는 이들, 계엄 당일 의원보다 먼저 달려와 의원이 담을 넘을 수 있게 동분서주하고 계엄군을 몸으로 막아냈던 이들 역시 동지”라고 적었다. 노 의원은 “동료 의원에게 위로 한마디조차 공개적으로 던지기 어려워질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 좋은 박찬대가 차갑게 행동했다”며 “그림자로 살아온 보좌진, 그들도 동지라는 생각이 뜨겁게 꿈틀대지 않았을까 짐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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