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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코스프레’ 어떻게 무기가 되나

입력 : 2025-07-26 06:00:00 수정 : 2025-07-24 20:34:15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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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 릴리 출리아라키/ 성원 옮김/ 은행나무/ 1만9500원

 

“악랄한 허위 고발로 저와 가족의 명예는 돌이킬 수 없이 무너졌습니다.” 2018년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 브렛 캐버노는 의회에 출석해 성폭력 혐의에 눈물로 맞섰다. 캐버노는 수사조차 받지 않고 대법관에 올랐고, 그를 고발한 여성은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

릴리 출리아라키/ 성원 옮김/ 은행나무/ 1만9500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저자는 이 장면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가해자가 피해자를 자처하는 ‘전략적 피해자성’이 어떻게 무기가 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서 ‘피해자’의 지위는 고정된 정체성이 아니라 위계에 따라 형성되는 유동적인 개념이다. 소셜미디어 시대, 정당성만으로는 결코 고난을 겪는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없다. 고통의 맥락은 삭제되고, 누구의 눈물이 더 많은 공감을 얻느냐가 진실처럼 받아들여진다. 이 구조 속에서 기득권은 피해자성을 무기로 삼고 약자의 목소리를 덮는다.

저자는 피해자 서사가 일종의 자본으로 기능하는 오늘날, 단순한 감정적 연민과 분노를 넘어 정의의 측면에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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