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벽돌공장에서 이주노동자를 화물에 비닐로 결박하고 지게차로 들어 올리는 인권 유린 사건이 발생했다.
노동단체는 즉시 집단 괴롭힘 정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24일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에 따르면 나주에 있는 벽돌 생산 공장에서 근무하는 스리랑카 국적 A(31) 씨는 이달 초 동료 노동자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이주노동자네트워크가 확보한 총 58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하얀 비닐을 테이프 삼아 벽돌에 묶여있는 A씨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동료 노동자들은 A씨가 옴짝달싹 못 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웃고 있는 장면도 찍혔다.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허공에 매달린 A씨를 향해 “잘못했냐”고 묻고, “잘못했다고 해야지”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반복적인 집단 괴롭힘에 A씨는 노동 단체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에서는 A씨를 포함해 총 20여명의 노동자가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노동자네트워크 관계자는 “천인공노할 일이 산업 현장에서 벌어졌다”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 유린은 여전히 만연하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네트워크는 이날 오전 나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유린 실태 조사를 촉구하고, 영상으로 확인한 가해 노동자들을 조만간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도 이 사건을 인지하고 해당 사업장에 대한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 임금 체불 등 노동관계법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유사 사례 예방을 위한 추가 감독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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