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오른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K-Pop Demon Hunters) 여파가 울산에도 불어닥쳤다. 케이팝과 저승사자, 민화 속 동물이 결합된 상상력이 전 세계 팬들에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울주군이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면서다.

울주민속박물관은 이달 말까지 호작 갓 만들기·사자 한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애니메이션 속 등장 캐릭터들이 입은 갓과 한복 스타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Z세대가 열광할 만한 전통의 재발견’이라는 반응을 얻은 데서 착안해 기획된 것이다.
하루 두 차례, 회당 15명씩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온라인과 현장 접수 모두 가능하다. 프로그램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가 조선시대 민화 호작도(虎鵲圖)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설정과도 맞닿아 있다.
참여자들은 호작도를 주제로 한 갓을 직접 만들어보고, 전통 저승사자 복장을 입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9일 첫 회차가 시작된 이후 관람객 반응은 놀라울 정도다. 연일 매진 사태다. 울주민속박물관군관계자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왔다며 일부러 체험하러 오는 어린이·청소년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급증했다”며 “특히 전통문화에 친숙하지 않았던 세대들이 색다르게 접근하고 있어 교육적 효과도 크다”고 전했다.

한편 케이팝 데몬헌터스는 K-팝 걸그룹 멤버들이 헌터로 변신해 악령과 싸운다는 설정의 액션 판타지물이다. 미국 소니픽처스가 제작하고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넷플릭스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K-콘텐츠의 새로운 흥행 모델로 떠올랐다. 굿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을 모티프로 한 민화 벙거지와 에어팟 케이스, 호랑이·까치 배지 등 전통문양 기반 상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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