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헌법재판소장으로 취임한 김상환 신임 헌재소장과 오영준 헌법재판관이 취임식을 가지며 헌법재판소가 다시 ‘9인 체제’를 갖추게 됐다. 김 헌재소장은 취임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굳건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헌재소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헌재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결정을 통해 쌓아온‘국민의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이 헌재소장으로서 저에게 맡겨진 주요한 책무 가운데 하나"라며 “그 중심에는 ‘믿고 승복하는 재판, 헌법의 뜻을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재판’이라는 본질적인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헌재의 결정은 추상적 헌법 조항을 현실에 구체화하고, 우리 사회가 헌법이 예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헌재가 결정을 통해 우리 헌법의 의미와 가치를 성실하게 구현할 때, 헌법재판권한을 부여한 국민의 믿음은 더욱 두터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재판의 독립은 국민이 부여한 헌법재판권한 행사의 전제임을 명심하고, 어떠한 선입견 없이 균형 잡힌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며 “다수 국민의 법의식과 소망은 물론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헌재소장은 헌재 결정문을 쉬운 말로 전달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내용상 좋은 재판을 하는 것만큼이나 그 과정과 결과를 이해하기 쉽게 공개하고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며 “심리 과정에서의 논증을 결정문상 명확하고 평이한 언어로 옮기는 일은 국민의 헌법과 헌법재판에 대한 이해를 돕고, 결정을 더 쉽게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했다.
오 헌법재판관은 취임사를 통해 “국민주권주의, 권력분립주의, 법치주의, 대의민주주의를 신봉하고,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평등하다는 헌법 가치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며 “이러한 헌법 규범과 가치를 수호하는 것이 헌법재판관의 사명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헌법에 면면히 흐르는 일관된 정신은 ‘치우침 없는 조화와 균형’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에서 보이는 분열과 갈등은 이러한 헌법 규범과 가치에 따라 통합·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헌재소장과 오 재판관이 취임하면서 4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 이후 3개월 만에 헌재는 다시 9인 완전체를 구성하게 됐다. 김 헌재소장과 오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2031년 7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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