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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공부했는데 손님 0명”…간판도 못 떼고 문 닫는 중개사들 [부동산+]

입력 : 2025-07-24 09:30:08 수정 : 2025-07-24 09:30:07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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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신규 개업 중개사 699명, 월 기준 첫 700명 붕괴
서울 시내 한 상가에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밀집해 있다. 최근 부동산 거래 침체가 이어지며 개업보다 폐업하는 공인중개사가 많아지는 추세다. 뉴스1

 

서울 관악구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직장인 김모(38) 씨는 지난해 회사를 그만두고 부동산 사무소를 차렸다. 1년 넘게 주말도 반납하며 시험 준비를 한 끝에 어렵게 딴 자격증이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김씨는 “처음엔 2년만 고생하면 자리 잡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한 달에 계약 한 건도 힘들고, 사무실 월세와 각종 비용만 나가요”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지난달 결국 사무실을 정리하고, 중고거래 앱에 사무집기와 간판을 내놨다. 버틴 시간이 반년을 넘기면서, 권리금은커녕 ‘나오는 데 돈 드는 구조’라는 말이 실감났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전국에서 새롭게 문을 연 공인중개사 사무소 수가 사상 처음으로 월 기준 7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 수치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4일 협회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새로 개업한 중개사는 699명. 같은 기간 문을 닫은 중개사는 941명, 영업을 잠시 멈춘 휴업 중개사는 98명에 달했다.

 

문 닫는 곳이 새로 여는 곳보다 많은 ‘역전 현상’은 벌써 2년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55만 명에 육박하지만, 실제로 사무실을 운영 중인 개업 중개사는 11만951명에 불과하다. 자격증을 따더라도 5명 중 4명은 사무실을 내지 못하거나 접은 셈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 기준 신규 개업자는 5027명, 반면 폐업(5715명)과 휴업(665명)을 합치면 6380명으로, 이 역시 마이너스다.

 

특히 올해 2월부터 6월까지는 5개월 연속 휴·폐업자 수가 매달 1000 명을 넘었다.

 

한 협회 관계자는 “휴업 상태로 버티다가 결국 권리금도 포기하고 폐업으로 돌아서는 중개사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는 길어지고, 수도권에선 정부의 6·27 대출 규제로 주택 거래가 더 움츠러든 상황. 거래 없는 시장에서 중개사들의 생존도 벼랑 끝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대규모 공급이나 거래 활성화 대책 없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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