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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과 보좌진은 식구같은 개념”… 與 ‘묻지마 강선우 엄호’ [인사 후폭풍]

입력 : 2025-07-22 18:34:58 수정 : 2025-07-22 21:15:20
유지혜·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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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장관 임명 수순 돌입

문진석 “일반적 직장 내 갑질과 달라
사적 심부름 불만없는 보좌진 있어”
이진숙·강준욱엔 자질 지적 ‘선긋기’
제 식구 감싸기·의원 불패 비판 확산
당내 “국민 눈높이와 안맞아” 자성도
野 “갑질 행태 정당화… 한심한 인식”

여당이 ‘갑질 논란’에도 임명 수순에 들어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키기에 열심이다. 국회의원과 보좌진은 “식구 같은 개념”으로 직장 내 갑질과 다르게 봐야 한다는 주장부터,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분출하고 있다. 강 후보자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엄호 수위가 높아지면서 당내에서도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등장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2일 CBS라디오에서 강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일반적인 직장 내 갑질과 보좌진과 의원 관계에서 갑질은 약간 성격이 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보좌진과 의원은 동지적 관점도 있다. 식구 같은 개념이 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서로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 이게 갑질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장과 달리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 공사(公私) 구분이 애매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문 수석부대표는 “너무 이제 (보좌진과) 가까운 사이다 보니까 국회의원들도 가끔 사적인 심부름은 아무 거리낌 없이 시키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열심히 그런 일을 하면서도 불만이 없이 잘해내는 보좌진도 있고 불만을 가진 보좌진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발적인 마음을 가지고 ‘나는 의원이 좋다, 직장이라고 생각을 안 하고 우리 의원과 동지적 관계다’ 이렇게 생각하는 보좌진도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도 계속된다. 강 후보자를 대하는 태도가 앞서 지명 철회된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이날 자진사퇴한 강준욱(사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공개적으로 강 후보자 사퇴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여당 의원은 한 명도 없지만, 이 전 후보자에 대해서는 김상욱·강득구 의원 등이 목소리를 냈다. “보수계 인사의 추천을 거쳤다”는 강 비서관에 대해서는 민주당 정청래·박찬대(기호순) 당대표 후보를 비롯해 이언주 최고위원 등도 문제를 제기했다. 문 수석부대표는 ‘현역 불패’ 주장을 부인하며 “이 전 후보자는 사회 전반적으로 반대 기류가 높았고, 교육계조차도 반대 여론이 높았다. (지명 철회는) 야당의 요구 등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92개 여성단체에서 강 후보자 지명 철회 요구 성명이 나온 것에는 “잘 듣고 있다”고만 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허정호 선임기자

민주당 안에선 보좌진 인권·처우와 관련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민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 의원실 내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진위 문제와 별개로 의원실 막내 비서관에게 보좌진 노동권과 처우개선을 위한 법안을 마련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적었다. 이소영 의원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오래된 관행과 습관이 존재한다면 이번 기회에 저를 포함한 모든 의원이 반성하고 각성해 함께 제도 개선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역시 강 후보자 문제를 비껴가기 위한 ‘물타기’라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당내 자정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문 수석부대표의 발언을 에둘러 언급하며 “동의하지 않는다. 노동 감수성을 강조해 온 우리 민주당에 걸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우리만은 예외라는 차별적 논리를 만드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인 김남희 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문제의 핵심은 함께 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의 문제”라며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지 않은 행위가 잘못됐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가 어느 누구에게 함께 해달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했다.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를 두둔하는 민주당을 강하게 질타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문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을 두고 “사적 심부름을 시키는 갑질 행태를 정당화했다. 강 후보자 한 사람을 지키겠다고 2700여명의 보좌진 전체를 희생시키는 모욕적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도 “열 맞춰 강 후보자 감싸기에 나서는 민주당의 두둔과 변명 수준이 가관”이라며 “정부·여당은 더 이상 제 식구 감싸기로 국민 상식에 도전하지 말고 강 후보자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주진우 의원은 “동지는 서로 뜻을 같이하는 대등한 관계”라며 “강 후보자가 동지인 보좌진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주고 변기를 수리해 줬다면 그 말을 인정하겠다”고 비꼬았다.


유지혜·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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