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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中 고교생 IMO 정복하다

입력 : 2025-07-22 20:45:00 수정 : 2025-07-22 20:26:51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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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승리’ 고교 2학년 쉬치밍

中 대표 선발돼 종합 우승 견인
110國 630명 중 개인 12위 차지
한국, 전원 수상… 종합 3위 기록

전 세계 수학 영재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뇌성마비를 극복하고 팀을 1위로 이끈 중국 고교생이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호주 선샤인코스트에서 10일 시작돼 20일 끝난 제66회 IMO에서 우승했다. 이 중 중국 우한경제기술개발구 외국어고교 2학년 학생인 쉬치밍(사진)이 큰 주목을 받았다. 쉬치밍은 태어났을 때 저산소증으로 인해 얻은 뇌성마비로 신체 움직임과 균형 감각 등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회 개최 전부터 그의 참가가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신체적 장애를 안고 IMO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매년 전국에서 30명의 최상위 고등학생을 선발해 IMO를 위한 상비군 대표팀을 구성한 뒤, 두 차례의 추가 시험을 통해 최종적으로 6명의 대표를 선발한다. 어린 시절부터 얻은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수학 분야에서 뛰어난 영재성을 보여준 쉬치밍은 이 같은 치열한 경쟁마저 이겨내고 IMO에 나선 것이다.

이에 개막식에서도 쉬치밍을 향한 관중들의 뜨거운 갈채가 이어졌다. 이런 환호를 받은 쉬치밍은 불안정한 움직임에도 당당하게 팀원들과 함께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들고 개막식장에 입장했다.

대회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이번 IMO는 대수, 조합, 기하, 정수 분야 6문제가 출제됐으며 하루 4시간30분씩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중국대표단 소속 학생 6명은 1∼5번 문제에서 전원이 만점(35점)을 기록했다. 가장 어려웠던 6번 문제에서 중국 팀은 총 21점을 획득해, 2위인 미국의 점수(9점)를 크게 제쳤다. 또 중국 대표단은 쉬치밍을 포함한 6명 전원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은·동메달 커트라인은 각각 35점, 28점, 19점이었다.

개인별 성적으로 보면 110개국 630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쉬치밍은 36점을 받아 12위를 차지했다. 중국대표단의 한 코치는 “쉬치밍은 건강 문제로 어떤 특별대우도 받지 않았다”면서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4시간 반씩 이틀에 걸쳐 모든 문제를 풀었다”고 말했다. 중국 대표팀의 샤오량 감독은 “쉬치밍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며, 동료들을 넘어서는 침착함과 지혜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SCMP는 이런 쉬치밍의 활약을 ‘중국판 뷰티풀 마인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조현병을 극복하고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천재 수학자 존 내시를 다룬 영화 ‘뷰티풀 마인드’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은 총점 203점으로 중국, 미국에 이어 종합 3위를 기록했다. 박경준, 함우주(이상 서울과학고3), 윤혜원(숙명여중2), 이현준(서울과학고2) 학생이 금메달을, 장현준, 조형준(이상 서울과학고2) 학생이 은메달을 받는 등 참가자 6명 전원이 수상에 성공했다.

1959년 루마니아에서 제1회 대회가 열린 IMO는 이후 매년 전 세계를 순회하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대회로 2000년 이후로만 따져도 IMO 메달 수상자 중 8명이 수학 분야의 최고 영예인 필즈 메달을 수상했다. 내년 대회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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