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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가방 ‘질질’ 안절부절…아들집 가기 직전 ‘인천 총격’父 영상 보니

입력 : 2025-07-22 08:14:02 수정 : 2025-07-22 08:14:02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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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 손주·며느리 앞에서 아들 총격 살해
20년 전 이혼, 가정불화로 범행 추정…프로파일러 투입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의 범행 동기는 가정불화로 파악됐다. 그의 범행 전후 행적도 포착됐다.

지난 20일 오후 4시쯤 60대 남성 A씨가 인천 송도의 아들 집으로 향하기 전 서울 도봉구 거주지 엘리베이터에서 큰 가방을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YTN 보도화면 캡처

 

22일 인천 연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범행은 지난 20일 오후 9시30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는 아버지 A씨의 생일파티를 위해 A씨와 30대 아들 B씨 부부, B씨의 두 자녀, B씨 부부의 지인 등 6명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20년 전 아내와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직전 잠시 밖에 나갔다 오겠다고 한 뒤 미리 렌터카에 옮겨놓은 파이프형 사제 총기를 가져와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3발을 격발했고, 총격 직후 현장을 이탈했다. 총알은 모두 수렵용 산탄총알이었다. 총알은 B씨에게 2발이 명중했고 문에도 1발이 날아갔다. 경찰은 “범행은 B씨의 두 자녀가 보는 앞에서 이뤄졌다. 당시 A씨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간이 마약류 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A씨 검거 영상. 서울경찰청 제공

 

그는 B씨를 살해한 뒤 미리 준비한 렌터카를 몰고 달아났다. 경찰은 도주 2시간여 뒤인 오후 11시58분쯤 A씨 차량을 특정하고 수배에 나섰다. A씨는 서울 서초구 한 도로에서 “차를 세우라”는 경찰의 경고방송을 따르지 않고 유턴과 차선 변경을 거듭하며 순찰차를 따돌리려 했으나 빨간불 정지신호에 멈춰선 다른 차들에 가로막혔다. 경찰이 권총을 꺼내 들고 다가가는 중에도 차량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도주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윽고 순찰차 2대가 A씨 차량을 앞뒤로 막아 도주로를 완전히 차단하자 A씨는 서서히 차창을 내렸다. A씨는 경찰에게 “왜 그러느냐”고 항의했으나 별다른 저항 없이 검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차량 조수석과 트렁크에서 범행에 사용한 사제 총기 2정 이외에도 추가로 총신(총열) 11정과 실탄들을 발견해 압수했다.

범행에 사용된 탄환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

 

범행 몇 시간 전 A씨의 수상한 행동은 자신이 살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도 포착됐다. YTN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사건 당일 오후 4시쯤 인천 송도 아들 집으로 출발하기 직전 큰 가방을 챙긴 A씨는 반복해서 내용물을 확인하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내려와선 가방을 렌터카 트렁크에 실었고, 자신의 생일 파티가 예정된 인천 송도 아파트로 향했다.

 

A씨가 사용한 사제 총기는 12게이지(구경 18.5㎜) 산탄총 총알이 들어가는 파이프에 격발장치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화약은 없지만 격발장치가 총알에 물리적 충격을 줘 총알 자체의 화약을 통해 발사되는 방식이다. 산탄총 총알에는 비비탄 크기의 쇠구슬 12개가 들어 있었다. A씨는 파이프를 산 뒤 공작소에서 이를 잘라 총열을 만들었는데, 총기 제작 방법은 유튜브에서 배운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의 집에서 파이프로 만든 총열 13개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계획범죄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그는 범행 직전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신의 집에 인화 물질을 설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지난 21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들이 출동해 수습작업을 하고 있다. 인천=뉴스1

 

경찰은 살인과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 등으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가족 간 불화로 일어난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선 A씨가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씨의 심리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B씨 시신 부검도 의뢰하기로 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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