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고등학생 약 2000명 재학
100여명 부상… 수업·시험중 참변
방글라데시 공군 훈련기가 21일(현지시간) 수도 다카의 학교 캠퍼스에 추락해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공군 소속인 F-7 BGI 훈련기가 이날 오후 1시6분 이륙 직후 추락해 다카 북쪽 우타라 지역의 마일스톤 스쿨 앤드 칼리지 캠퍼스 건물에 떨어졌다. 훈련기가 추락한 캠퍼스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들어선 큰 단지로 약 2000명이 재학 중이다. 당시 학생들은 시험을 보거나 수업을 듣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최소 19명이 사망했으며, 100∼150여명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사상자 대부분이 학생들로, 구조대원들은 삼륜 인력거(릭쇼) 등을 동원해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고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거대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화염에 휩싸인 학교 건물과 비명을 지르며 탈출하는 학생들로 아수라장이 된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부서진 훈련기 잔해가 학교 건물 측면에 충돌해 구조물에 큰 구멍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학교 11학년 학생인 파힘 호세인은 “제트기가 내 눈 바로 앞에서 추락했다”면서 훈련기가 초등학교 수업이 진행되던 2층 건물의 1층을 강타했다고 현지 매체 데일리스타에 밝혔다. 또 다른 학생도 AFP통신에 “하늘에 있던 두 대의 전투기 중 한 대가 갑자기 추락했다”며 “엄청난 폭음이 일었고, 마치 지진처럼 느껴졌고, 곧 화염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22일을 국가 애도일로 지정했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를 이끄는 무함마드 유누스 최고 고문(총리격)은 엑스(X)에 “이번 사고로 공군과 마일스톤 학교의 학생, 학부모, 교사, 직원은 물론 그 외 피해자들이 입은 손실은 회복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는 국가 전체에 깊은 고통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번 참사는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에서 에어인디아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의과대학 기숙사 건물로 추락해 탑승자 242명 중 241명과 지상에 있던 의대생 등 19명이 사망한 지 한달여 만에 발생했다.
방글라데시는 2018년 민영 항공사 유에스방글라 에어라인 여객기가 다카에서 출발해 네팔 카트만두 국제공항에 착륙하려다 추락해 50여명이 사망한 참사를 포함하여 항공기 추락 사고를 여러 번 겪었다. 1984년에는 남동부 차토그람에서 다카로 향하던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49명 전원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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