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강선우 임명 추진 후폭풍…“이부자리의 추억이냐” “부처 장관에게도 갑질”

관련이슈 이슈팀

입력 : 2025-07-22 08:32:21 수정 : 2025-07-22 08:32:19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정치권뿐 아니라 시민단체, 文 정부 장관도 반대
與 “야당 발목잡기, 강선우 전문성 갖춘 후보”
대통령실 “여당 지도부 의견이 가장 큰 영향”

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수순을 밟는 것에 대해 21일 “갑질 측근을 안고 가는 답정너식 결정”, “오기 인사”, “이부자리의 추억이냐” 등 비판을 쏟아냈다. 문재인정부 시절 여가부 장관을 지냈던 정영애 전 장관이 “부처 장관에게도 갑질 했던 의원을 다시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며 반대한 것도 눈에 띄었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비판을 “국정 발목잡기”로 규정하고 “갑질 의혹과 다른 사실도 확인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文정부 여가부 장관 “부처 장관에게도 갑질”

 

친여단체들의 반대도 계속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인사는 윤석열정부의 여가부 해체 시도에 맞서 싸워온 성평등 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여가부 장관 후보가, 직장 내 약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고 그 사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은, 공직자로서의 자격에 중대한 결함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장의 약속을 저버리고 성평등의 시계를 되돌리는, 강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던 참여연대는 이날 또다시 입장문을 내고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은 ‘제 식구 감싸기’로 비판받고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며 “공적 권한의 사적 남용인 갑질과 청문회장에서의 거짓말은 치명적 부적격 사유”라고 강조했다.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 남제현 선임기자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은 지인들과 공유한 글에서 “강선우 의원과 관련해 관련 보도가 심상치 않아 제가 여가부 장관이었을 때 있었던 일을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다”며 “부처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지 못 했다고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자 당시 자신의 지역구에 ‘해바라기 센터’를 설치하기 위해 정 전 장관에게 요청을 했는데 산부인과 의사 확보 문제로 당장 추진이 어렵게 되자, 강 후보자가 “하라면 하는 것이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내면서 여가부의 다른 예산 삭감을 추진했다는 게 정 전 장관의 설명이다. 정 전 장관은 “민주정부 4기의 성공을 간절히 희망하는 저의 진의를 잘 살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여성 단체인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한여넷),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도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이부자리 펴준 추억 때문이냐”

 

야당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여론을 듣는 척, 고뇌하는 척, 소통하는 척 시늉만 내고 결국 갑질 측근을 안고 가는 답정너식 결정으로 보인다”며 “갑질 불패, 아부 불패, 측근 불패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대표 시절 단식 농성을 할 때) 자기 이부자리를 챙겨주던 아부의 달인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모양”이라고 했다.

 

박덕흠 비대위원은 “대통령의 인사 강행은 두려움을 이기고 피해 사실을 공론화한 (민주당) 보좌진협의회에 대한 2차 가해이자 약자 편에 서겠다며 국민 앞에서 다짐한 대통령의 약속 파기”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갑질 논란이 커졌는데도 임명 철회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예전에 이부자리 한번 펴줬던 그때 그 추억 때문이냐”며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과 싸우려는 정부가 잘 갈 리가 없다. 강 후보자의 임명은 이재명 정부가 내리막길을 가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정치를 오래 했기 때문에 강 후보자의 임명이 본인 정권에 독이 되는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임명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 철회한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민주당∙대통령실 약간의 온도차 

 

민주당과 대통령실의 반응에는 약간의 온도차가 있었다. 민주당은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라며 강 후보자를 적극 엄호한 반면,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 임명 강행 수순에 대해 “여당 지도부 의견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여당처럼 강 후보자의 전문성을 내세우며 두둔하기 보다는 민주당에 공을 넘기는 모습을 놓고 분분한 해석이 나온다.

 

여당과 대통령실이 각자 역할을 나눠 돌파하려는 것이란 시각과 함께, 대통령실 참모들의 판단은 조금 달랐던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강 후보자는 가족학 박사로 가족, 여성, 아동, 청년, 장애인 정책을 다루는 여가부 장관으로서의 전문성을 갖춘 후보”라며 “강 후보자에 대한 갑질 의혹은 ‘의혹과 다른 (미담) 사실’도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이 국민 상식이나 눈높이, 오기를 입에 올릴 자격이나 있느냐. 국민의힘은 무조건적인 반대를 거두고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 절차에 협조해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인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강 후보자를 임명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데는 여당 지도부의 의견이 있었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 수석은 ‘강 후보자 임명 결정에 현역 의원이라는 점이 반영됐느냐’는 질문에도 “여당 지도부에게 물어봐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채수빈 '완벽한 미모'
  • 채수빈 '완벽한 미모'
  • 이은지 ‘밥값은 해야지!’
  •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샤오팅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