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아들 가슴에 총쏴 살해…쌍문동 집엔 폭발물까지

인천서 60대 아버지, 30대 아들 총격 살해
도주 끝 3시간만에 검거…도봉구서 폭발물 제거

인천 송도에서 30대 아들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의 서울 도봉구 주거지에선 사제 폭발물까지 발견됐다.

지난 20일 총격 살해 신고를 받은 경찰특공대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 출동한 모습. 오른쪽은 검거된 60대 남성 피의자. JTBC 보도화면 캡처

21일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30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한 여성이 “시아버지가 남편을 쐈다”고 신고했다.

경찰특공대와 소방이 출동해 해당 아파트 동의 주민 출입을 제한하는 등 조치에 나선 뒤 총격 사건이 벌어진 집에 진입하자 용의자인 60대 남성 A씨는 이미 달아난 상태였다.

현장에는 가슴에 총을 맞은 30대 남성 B씨가 있었는데, 오후 11시9분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부자 관계로, 범행 당일 A씨의 생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는 사제총기 2점과 쇠구슬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집에서 움직이지 말라” 등 단지 내 위험 상황을 알리는 긴급 안내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21일 인천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가족을 숨지게 한 피의자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거지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A씨는 범행 직후 차를 타고 도주했다가 이날 오전 12시20분쯤 서울 서초구 일대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당시 그는 쇠파이프로 제작한 사제총기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서울 도봉구 쌍문동 소재 주거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서울 도봉경찰서는 A씨 주거 건물 주민 105명을 전부 대피시켰고, 경찰특공대는 현장 수색을 통해 신나, 타이머 등 사제 폭발물을 안전하게 제거했다고 경찰 측은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사제 총기로 범행을 저질렀고 한 발 이상 총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와 사제 총기를 갖고 있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