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금 의장, 의원 5∼6명과 자신 비판하는 장 의원 탈당하라며 보복성 징계 추진
천안시의회 장혁 의원(불당1·2동, 국민의힘)이 예산낭비 해외연수·의원 연구용역 특혜 계약 및 부실 정산 의혹·의장 권한남용 등 의원들의 부조리를 폭로하자, 같은 당인 김행금 의장과 시의원 5∼6명이 장 의원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천안시의원들은 내부비리를 폭로하고 의원들의 각성을 요구하는 장 의원에게 면전에서 “그럴거면 탈당하라”는 거칠게 몰아부치고 힐난했다.

장 의원은 지난 15일 “의회 내부의 부조리와 권력 남용, 그리고 무책임한 예산 집행을 시민 여러분께 고발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의원은 이날 ‘천안시의회 의장단 연수 취소 및 의회 운영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반복된 해외연수 추진과 예산낭비 △의장의 권한남용과 책임회피 △ 연구용역 부실 정산 및 특혜 계약 의혹 △의원 학비감면 요구와 주정차 과태료 면제 등 부조리와 갑질을 폭로했다.
기자회견 후 장의원은 18일 열린 제281회 천안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앞서 본회의장 앞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해외연수(튀르키예·중국)계약금 반납하라’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천안시의회는 2022년 튀르키예 연수를 계획했다가 이태원 참사로 취소하면서 여행사에 지불한 시민 세금으로 지급한 1억 8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해 소송에 들어갔다. 사실상 시 예산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음에도 지난해 6월 또다시 1억7920만 원을 들여 튀르키예·크로아티아 8박10일 연수를 강행했다. 일정 대부분이 관광지 방문으로 채워져 외유성 해외연수라는 비난이 거셌다.
전체의원 27명 가운데, 연수를 반대한 국민의힘 소속 장혁·유수희·노종관·김강진 의원과 이종담 부의장 등 5명을 제외한 22명의 시의원과 9명의 사무국직원 등 31명이 참여했다. 1인당 출장경비는 560만원 이었다. 시의원 전원이 ‘천안시 공원 활용방안 모색’을 세계적인 유명 관광지인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방문한 것과, 충남도와 천안시가 공들이고 있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에 도움을 주기 위해 우리나라보다 치의학 의료수준이 높지 않은 크로아티아 리예카 치의학 대학을 방문한다고 명분에 시민사회로부터 외유성 해외연수, 예산낭비라는 비난이 거셌다.

천안시의회는 최근 의장단 중국 위해시 문등구 연수를 계획했다가 취소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이 연수는 심의 절차도 없이 밀실에서 추진됐다. 연수취소에 따라 위약금(900여만원)을 물어야 하는 상황인데 장 의원은 “의회의 무책임한 예산집행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과 시민단체들은 이와 관련해 여행사에 지급한 위약금과 소송을 통해서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시민 세금을 의원들이 책임지라는 요구다.
장 의원이 시민,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18일 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자 국민의힘 동료의원들이 “사람들까지 동원했느냐?, 탈당하고 시위해라”며 비난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같은 당 김행금 의장이 추진한 ‘천안시의회 사무기구 사무분장 규칙 일부개정 규칙안’에 대한 당론을 모으기 위해서 가진 의원총회에 참석한 장 의원을 면전에 두고 성토했다.
이날 본회의가 끝난 후 김행금 의장과 시의원 6명이 장 의원을 징계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의회 안팎에서 보복성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 의원이 시민들을 동원했다는 비난을 했다는 시의원들을 향해 피켓시위에 동참한 고발전문 시민단체인 진실회복운동본부 박우운 조직국장은 “떼인 여행경비를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연수를 강행한 것을 이해할 수 없어 시민단체 이름으로 고발하고 싶은데, 장혁 의원이 들춰냈으니 해결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우리는 동원을 요구해서 온 사람들이 아니다”며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시민단체 차원의 정식 고발을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공직자 출신임을 밝힌 또 다른 피켓 시위 참가자 A(64)씨는 “국민들 세금 예산은 투명하고 집행돼야 하는데, 우리 동네역 시의원의 소신 있는 행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시위에 참가했다”며 “시의회가 장 의원의 충고를 받아들여 환골탈태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