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상향식 공천 등 공약 내걸어
전한길 입당엔 “열린 관계 구축”
나경원, 페북 통해 불출마 선언
안철수·한동훈, 비공개로 회동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력 주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출마를 선언했고, 나경원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미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의원에 이어 한동훈 전 대표도 출마를 고심하는 상황에서 지난 대선 경선에서 형성됐던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대 ‘찬탄’(탄핵 찬성) 구도의 재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을 위해 싸워서 이기는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혁신하겠다”는 출마의 변을 밝혔다. 김 전 장관은 3대 특검 대응을 위한 ‘비상인권보호변호인단’ 구성, 상향식 공천과 당원투표 확대, 원외·당외 세력과의 연대 강화, 내부 총질·분열 극복, 당원 교육과 여의도연구원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내 개혁파 사이에서 혁신 최우선 과제로 지목되는 ‘인적 쇄신’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김 전 장관은 “당이 더 넓게 나아가고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는 수준으로 혁신이 돼야 한다”며 “당이 나뉘고 쪼그라드는 방향으로 혁신이 된다면 말만 혁신이지 사실은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대선 경선 때부터 자신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반탄’ 표심을 흡수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도한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었던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본명 전유관)씨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으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전씨와 얼마든지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열린 관계를 가져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오는 28일 세이브코리아의 주축인 세계로교회가 주최하는 여름캠프에서 특강에도 나설 계획이었으나 김 전 장관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해당 일정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반탄파 대표 주자 중 한 명이었던 5선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의원은 “당의 민주성과 야성 회복, 당의 단합과 재건을 위한 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 해야만 하는 역할에 우선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탄 표심이 김 전 장관으로 집결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찬탄파 대표주자인 안 의원과 한 전 대표는 전날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오찬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회동에서 전씨의 입당으로 불거진 당 극우화 논란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이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경선 때와 달리 이들이 ‘개혁연대’를 구축해 힘을 모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전당대회를 연다. 극우 세력과의 절연을 강력히 주장하는 6선 조경태 의원과 이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재선 장동혁 의원도 이번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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