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투표서 62.65% 득표
박찬대 “당·정·대 원팀” 추격전
기록적 폭우 영향 온라인 진행
8월 2일 ‘통합 전대’ 치르기로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8·2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력한 개혁 리더십’을 내세운 정청래 후보가 ‘당·정·대 원팀’ 깃발을 든 박찬대 후보를 앞서는 가운데 경선 일정을 둘러싼 양 후보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권역별 순회 경선에선 당대표 선거의 55% 비중을 차지하는 권리당원 투표만 공개되는데, 당심에선 정 후보가 우세한 흐름을 이어갔다. 19~20일 열린 충청·영남권 경선 누적 집계 결과, 정 후보는 62.65%(7만6010표)를 득표하며 37.35%(4만5310표)를 거둔 박 후보를 앞지르고 사실상 압승을 기록했다.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모두 정 후보가 25%포인트 이상 앞서며 연승을 거둔 결과다. 대의원(15%)·일반국민(30%) 투표 결과는 8·2 전당대회에서 공개된다.

정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개혁’을 총 14번 외치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는 “추석 귀향길 자동차 라디오 뉴스에서 ‘검찰청이 폐지되었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라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겠다”며 당원 호응도가 큰 개혁 의제들을 전면에 내걸었다. 정 후보는 “협치보다 내란 척결이 먼저”라며 “3년 전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의 허위 사실 공표와 선거법 위반 혐의가 100만원 이상으로 (형이) 확정되면, 선거 보전 비용 약 400억원을 토해내게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제1야당인 국민의힘 해체를 주장한 셈이다.
박 후보는 ‘여당다운 안정적 리더십’을 강조하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부각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연설에서 “잘 싸우는 것에 더해 이제 여당다운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제대로 일하는 당·정·대 원팀을 이끌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영남권 표심에도 적극적으로 다가섰다. 그는 “저희 가족은 경북 안동이 고향”이라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북쪽으로 가면 저는 남쪽으로 갔다. 특히 영남 당원들과 끝까지 함께했다”고 호소했다.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 각지에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면서 민주당은 충청·영남권 합동연설회를 온라인 경선으로 진행한 가운데 두 후보는 남은 경선 일정을 두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앞서 합동연설회 온라인 방침이 정해지자 ‘선거 일정 중단’을 요청한 박 후보는 연설에서도 “선거보다 생명”이라며 “선거한다고 국민을 외면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당심 확보를 위한 시간 확보에 나서며 당심 흐름을 바꾸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는 경선 일정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심에서 우위를 점한 정 후보로서는 선거를 빠르게 끝마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18일 “차라리 일주일 당겨서 빠른 ‘원샷 경선’을 제안한다”고 맞받은 후 전날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8·2 전당대회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26일과 27일 예정된 호남권과 경기·인천권 경선을 8·2 전당대회 당일에 통합해 치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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