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당 개혁 바라는 분들이 힘을 합쳐야 할 때”
안 “혁신위 이견 있지만 당 개혁 절박한 때 공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12·3 비상계엄에 반대했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반극우연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정치적 교류가 없었던 한동훈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전격 회동을 하면서 전당대회의 새로운 ‘개혁연대’ 구축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와 안 의원은 19일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본명 전유관)씨의 입당 등 당의 극우화 움직임에 대한 우려에 공감한 알려졌다. 또한 당의 쇄신 방향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의 극우정당화를 막아내야 한다”며 “저를 비롯한 모든 정치인은 국민의 도구일 뿐 국민의 주인일 수 없다. 국민과 당원을 위해 국민의힘이 극우정당이 길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한 전 대표는 “극우정당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취지로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전날 한 전 대표와 회동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최근 당의 극우화와 관련한 우려에 공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안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혁신의지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며 “저도 이견이 있지만, 당의 개혁이 필요한 절박한 때라는 데에는 같은 생각일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심, 길심이 아니라 민심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혁신론을 내세우고 있는 윤 위원장을 지지하면서 전당대회에서 혁신 대 기득권 구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윤 위원장은 전씨의 입당에 대해 “당을 점점 위태롭게 만든다는 점이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최근 전씨 등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한 인사들이 참석한 행사에 참석하거나 혁신위의 사과 요구를 비판한 송언석·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향해 거취를 결정하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당의 5대 쇄신론을 처음 띄운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4일 당 지도부가 ‘윤석열 어게인(다시)’ 행사에 참석한 것을 비판하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구를 인용해 “지금 보수는 잠시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지 말고, 잠시 죽는 것 같지만 영원히 살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의 개혁을 바라는 분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당내 개혁파 목소리가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가운데 이처럼 주요 인사들의 입장이 전씨의 입당을 계기로 극우화에 반대하는 쪽으로 모이면서 이들이 전당대회를 목표로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내달 22일 있을 전당대회는 대선후보를 지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장동혁 의원 등이 기존 주류와 강성 우파의 입장을 대변하는 후보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출마 선언을 한 안 의원,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 등이 중도 전선을 구축해 당내 우경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