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세계에 아일랜드 문화 알려”
아일랜드가 낳은 전설의 탭댄스 챔피언 마이클 플래틀리(67)가 오는 11월 취임할 아일랜드 새 대통령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돼 눈길을 끈다.
19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플래틀리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치권이 자신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추천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일랜드에서 대통령 선거 입후보는 개인이 마음대로 할 수는 없고 의회 의원 20명 이상의 추천이나 전·현직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야 한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아일랜드와 아일랜드 문화를 홍보하며 전 세계를 여행했다”면서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아일랜드 국민에게 도움을 주는 것, 또 아일랜드 국민의 목소리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일랜드는 대통령을 국민 직선으로 뽑지만 의원내각제 권력 구조를 갖고 있다. 실권은 총리에게 있고 대통령의 역할은 상징적 국가원수에 그친다. 임기 7년의 대통령은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한데 2011년 취임한 마이클 히긴스 대통령은 14년간 재임하고 오는 11월 물러날 예정이다.
플래틀리는 미국 시카고에서 아일랜드계 이민자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저명한 무용수였고 그 때문에 프래틀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아일랜드 전통 춤에 빠져들었다. 11살 때 정식 무용 교습을 받기 시작한 그는 특히 탭댄스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전성기의 플래틀리는 1초당 35회의 발 구르기를 선보일 정도였는데 이는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됐다. 17세이던 1975년 그는 세계 아일랜드 댄스 경연대회에서 미국인으로는 처음 챔피언이 됐다.
플래틀리가 조상의 나라 아일랜드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4년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열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메리 로빈슨 아일랜드 대통령이 그에게 경연대회 축하 공연을 부탁했다. 여기서 플래틀리가 선보인 프로그램 ‘리버댄스’(Riverdance)는 관객의 극찬을 받았다.

그는 1996년 뮤지컬 공연 ‘로드 오브 더 댄스’(Lord of the Dance)를 만들어 아일랜드 등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크게 성공했다. 이 작품은 ‘선’(춤의 제왕)과 ‘악’(어둠의 제왕)의 대결을 다룬 아일랜드 전설에 기반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탭댄스로 보여준다. 후속작인 ‘피트 오브 플레임스’(Feet of Flames), ‘셀틱 타이거 라이브’(Celtic Tiger Live) 등도 잇따라 히트를 쳤다.
아일랜드 전통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린 공로자로 통하는 플래틀리는 미국인인 동시에 아일랜드 시민권자이기도 하다. 그는 건강상 이유로 2016년 무대에서 완전히 은퇴한 뒤 현재는 공연 기획자 및 위스키 회사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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