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울산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태화강과 동천을 따라 홍수특보가 발령되고 도로 곳곳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최근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반구대 암각화도 물에 잠겼다.
기상청에 따르면 울산에는 지난 17일부터 이날 오후 4시30분까지 136.9㎜의 큰비가 내렸다. 울주군 두서면은 330.5㎜, 삼동면은 268.5㎜, 북구 매곡은 189.5㎜를 기록 중이다.

특히 19일 한때 시간당 50㎜가량의 비가 쏟아지면서 태화강이 불어나 상류 지점인 사연교에는 이날 오전 5시40분부터 홍수경보, 중류인 태화교에는 오전 5시 50분부터 홍수주의보가 각각 내려진 상태다. 태화강에 홍수특보가 발령된 것은 2023년 8월 태풍 ‘카눈’ 이후 약 2년 만이다.
도로 곳곳의 침수로 차량 통행도 제한됐다. 한때 울주군, 중구, 남구 지역 도로 15곳에서 차량이 통제됐으나 오후 들어 비가 잦아들면서 오후 6시 현재는 북구 속심이교, 제전교, 상안잠수교, 시례잠수교 등 4곳만 통제 중이다. 태화강 상류에서부터 빗물이 모여 하류로 밀고 내려오면서 황색 흙탕물로 변한 하천물이 강변 주차장과 산책로까지 뒤덮었다.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대는 일부 공터와 도로가 물에 잠겨 주차된 차량 50여 대가 침수됐다.
호우에 토사가 유출되거나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주민 대피 권고도 내려졌다. 이날 오전 8시58분쯤 울주군 범서읍 한 사찰에서 산사태로 60대 거주자 1명이 다쳤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 당국이 출동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울산에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호우 특보가 해제됐다.
빗물이 불어나면서 이날 국보 ‘반구대 암각화’도 물에 잠겼다. 지난 12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7일 만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울주군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침수되기 시작하는데, 며칠간 조금씩 내린 비가 사연댐에 머문 상태에서 이날 강한 비까지 내리면서 오전 5시를 기해 수위가 53m를 넘어섰다. 이후 오후 1시부터 수위가 57m에 달해 암각화는 사실상 완전히 물에 잠겼다. 반구대 암각화가 수몰된 것은 지난 2023년 8월 이후 2년 만이다. 침수를 막고자 댐에 수문을 만드는 계획이 수립됐으나, 준공시기는 2030년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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