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2주기 추모식이 비 내리는 날씨 속에서 19일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쯤 포항시 해병대 제1사단 추모 공원 내 고(故) 채 상병 흉상 앞에서 주일석 해병대사령관 주관으로 추모식이 개최됐다. 추모식은 유족 뜻에 따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유족과 친구, 해병대 장병 등만 참석했다. 고인의 친구인 현직 군인이 추모사를 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이날 추모식에 앞서 “(아들이) 너무 보고 싶고 살아야 할 이유가 많았는데 지금은 모든 게 멈추어 버린 현실”이라며 “어떻게 낳은 아이고 어떻게 키웠는데, 모든 게 되돌릴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고 죽을 만큼 힘들다. 계속 눈물만 나온다”고 말했다.
이날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 80여명은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채 상병을 추모했다. 묘비를 닦고 헌화하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정원철 예비역연대 회장은 “특검팀에서 채수근 해병을 순직에 이르게 한 자들과 수사에 외압을 가한 자들을 조사하고 있다”며 “이제 특검 수사를 통해 임성근 등 순직 당시 지휘관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과 수사 외압에 동조한 자들, 그리고 불법적인 명령에 따른 군 인사를 척결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병대 1사단 소속인 채 상병은 지난 2023년 7월19일 폭우 피해 지역인 경상북도 예천군 보문교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이와 관련 해병대가 수사단을 꾸려 조사를 진행했으나, 국방부와 해병대 수사단장 간에 항명 논란 및 수사 축소 의혹이 불거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건 책임자를 숨기려 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까지 제기됐고, 이재명정부 들어 채상병 특검이 꾸려지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날 2주기를 맞이해 정치권에서도 “진상규명”에 관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젊은 해병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고 기억한다”며 “권력이 감추려 했던 진실이 온전히 드러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오늘은 채 상병이 우리 곁을 떠난 지 2주기가 되는 날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세상을 떠난 젊은 해병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겠다”며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특검을 통해 사건의 경위가 명확히 드러나고, 책임자는 반드시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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