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시장에서 한동안 뜸했던 혼성그룹의 돌풍이 불 수 있을까. 새 바람의 진원지에는 지난달 데뷔한 5인조 그룹 올데이 프로젝트(ALLDAY PROJECT)가 있다.
18일 음원 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올데이 프로젝트의 ‘페이머스(FAMOUS)’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멜론 ‘톱 100’ 차트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앨범의 ‘골든(Golden)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달 26일 발매 4일 만에 해당 차트 1위에 등극한 뒤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의 ‘글로벌 200’ 차트에 94위로 진입한 데 이어 2주차에는 43위로 급상승했다.

올데이 프로젝트는 빅뱅, 블랙핑크 등을 프로듀싱한 테디가 미야오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그룹이다. 여성 멤버 애니, 베일리, 영서와 남성 멤버 타잔, 우찬까지 5명으로 구성됐다. 올데이 프로젝트는 데뷔 전 멤버의 면면부터 화제가 됐다. 애니는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 3세의 아이돌 도전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신세계 정유경 회장의 장녀이자,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의 외손녀로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수의 길을 택한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른 멤버 영서는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알 유 넥스트’에서 최종 2위를 기록한 경력이 있고, 우찬은 엠넷 ‘쇼미더머니 6’ 최연소 본선 진출자로 대중에게 미리 얼굴을 알렸다.
독특한 멤버 구성 외에 기존 K팝 아이돌의 문법을 탈피한 독창성도 올데이 프로젝트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최근 4세대로 분류되는 K팝 그룹들 사이에서는 멤버 개인의 개성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통일된 콘셉트나 세계관을 설정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데이 프로젝트는 특정 콘셉트에 얽매이지 않고, 각 멤버들의 개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멤버가 외국인으로 구성된 K팝 그룹, 트로트 아이돌 등 K팝의 외연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며 “많은 K팝 팀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기획사들이 ‘블루오션’을 찾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때마침 다른 혼성그룹의 활동시기도 겹치며 1990년 룰라, 쿨, 코요태 등이 연이어 히트했던 당시의 혼성 붐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4인조 혼성그룹 카드(KARD)는 지난 2일 여덟 번째 미니앨범 ‘드리프트(DRIFT)’를 발매하며 경쟁에 들어갔다. 타이틀곡 ‘터치(TOUCH)’를 비롯해 레게톤 분위기와 힙합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 댄스곡 ‘벳차(BETCHA)’ 등 7곡이 수록됐다.

데뷔 19년차 혼성그룹 타이푼도 지난 11일 새 디지털 싱글 ‘썸머 드림(Summer Dream)’을 발매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싱글에는 일렉 기타 리프로 시작해 시원한 브라스 사운드로 청량감을 표현한 신곡 ‘퐁당! 푹’이 담겼다.

현존 국내 최장수 혼성그룹으로 꼽히는 코요태도 다음 달 6일 신곡 ‘콜 미’로 컴백해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코요태의 대표곡 ‘순정’, ‘실연’ 등의 작곡가 최준영과 다시 의기투합해 레디엠(RE-DM) 장르를 선보일 계획이다. 코요태는 9월부터 연말까지 전국 투어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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