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오픈런’…매일 30~50명 사전 대기
백화점 오픈 후에는 대기 100여명으로 늘어
롯데백화점 인천점 “경기 서부권 랜드마크로”

“언제 와야 사람이 없어요? 사흘째 못 사고 그냥 가는데.”
18일 오전 11시쯤 롯데백화점 인천점 지하 1층에 마련된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 앞에서 한 손님이 직원에게 이처럼 물었다. 이 손님은 길게 늘어선 줄에 기다릴 엄두조차 나지 않는 듯했다. 백화점 오픈 30분 후인 시점에서 어림잡아 대기 인원만 100여명인 터라 실제 매장에 들어가기까지는 최소 1시간까지도 예상됐다.
앞서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은 지난 12일 문을 열었다. 180㎡(55평) 규모로 감자치즈 베이글과 쪽파 프레첼 베이글, 브릭레인 샌드위치 등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한다. 경기 서부권 첫 매장이자 서울 종로구 안국동 매장이나 여의도 더현대서울 매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에서 정식 오픈 전부터 커다란 관심을 받았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인천점 오픈을 알리는 글에도 ‘서울에 가지 않아도 되는 거냐’, ‘인천에도 드디어 상륙했다’, ‘언제 가야 사람이 없을까’ 등 다양한 댓글이 눈에 띄었다.
2021년 9월 안국동에 처음 문을 연 런던베이글뮤지엄은 국내 ‘베이글 열풍’의 진원지로 꼽힌다. 빵 맛을 즐기려는 이들의 ‘빵지순례지’ 중 하나다. 커피와 함께 빵을 먹으려면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인내가 필수인 상황에서도 줄 서는 이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비싼 빵은 1개당 가격이 5000원대인데도 서너개는 기본에 지인들에게 나눠주려 하나씩 더 챙기다 보면 구매 가격만 수만원은 기본이다.

인천점과 연결된 인천종합버스터미널 1층에는 매장에 방문하려는 사전 대기자를 위한 특별한 공간까지도 마련됐다. 최대 100명까지 줄 서 대기할 수 있는 이곳은 많은 인파를 예상한 백화점 측의 대책이다. 터미널 오픈 시간인 오전 5시부터 10시까지 5시간 동안 미리 대기할 수 있으며, 현장에 나온 런던베이글뮤지엄 직원을 따라 이동해 백화점 내 매장 앞에서 10시30분 공식 오픈까지 기다린다. 인천점의 터미널 내 별도 대기 공간 운영은 처음 있는 일이다. 줄 서는 순서대로 매장에 입장할 수 있다 보니 백화점 오픈 후 대기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고픈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 자리는 오는 20일까지만 운영한다.
18일에도 오전 9시쯤부터 사전 대기 공간에 빵 사려는 이들이 줄을 섰다. 이날 직원을 따라 이동한 대기자는 30여명이며, 오전 5시부터 대여섯명이 미리 와서 대기하던 오픈 첫날과 비교하면 많이 줄어든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오전 10시30분부터가 ‘진짜’였다. 백화점 오픈에 맞춰 여러 출입구에서 들어온 손님들이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면서, 금세 매장 앞의 대기 인원이 100여명으로 불어났다.
같은 층의 다른 매장과 대조되는 풍경에 백화점 오가는 이들 시선도 줄기차게 대기열에 꽂혔다. 한 백화점 이용객은 처음 보는 풍경에 보안 직원에게 ‘여기가 뭐하는 곳이냐’며 묻기까지 했다.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 줄 서지 않더라도 호기심을 유발하는 모습에 몇몇 백화점 이용객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매장 앞 풍경을 담았다.
오픈 일주일이고 초기여서 맛집 입장 대기열에 미리 등록하는 ‘캐치테이블’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사용할 수 없지만, 조만간 등록 가능하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는 줄 선 채 대기하다가 직원의 안내에 따라 들어가야 유효하지만, 대기 앱을 쓰게 되면 일일이 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아침부터 붐비는 매장에 롯데백화점 관계자들은 내심 흐뭇한 모습이다. 여러 브랜드가 모이는 특성상 한 매장에서 구매 후 다른 매장에도 들르는 효과를 낼 수도 있어 매출 증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2023년 프리미엄 식품관, 지난해 프리미엄 뷰티관, 올해 4월 키즈 전문관을 차례로 재단장한 인천점은 런던베이글뮤지엄 유치를 단순히 베이커리 브랜드 입점이 아닌 이곳만의 콘텐츠를 개발하는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박영웅 롯데백화점 델리·베이커리팀 치프바이어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은 오픈 전부터 쏟아진 뜨거운 관심으로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인천점만의 특별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경기 서부권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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