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반기 첫 경제동향에서 미국의 관세부과와 내수 침체 등 대내외 리스크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등 일부 개선 조짐이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는 18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우려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내수·고용 부진과 관세 협상 등 국내외 악조건으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은 이미 지난달에도 등장했던 평가다. 지난 5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2.9%)·건설업(-3.9%) 등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종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4.7% 뒷걸음질 쳤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만3000명 증가했지만 청년·제조업 등 취약 분야의 어려움이 계속됐다.
5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1.1% 감소하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자동차(-2.0%) 등 제조업 생산은 3.0% 줄었다.
6월 수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월 대비 4.3%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8억5000만달러로 작년보다 6.8% 늘었다. 지난 1~10일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9.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인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를 거듭 예고하고 있어 원만한 관세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상존한다.
다만 이번 경제동향에서는 “소비심리 개선 등 긍정적 신호도 나타나는 모습”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기대도 담겼다. 기재부는 기존 ‘경기 하방 압력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에서 지난달 ‘증가’를 뺏고 이달에는 ‘긍정적 신호’ 등의 표현을 추가하며 보다 낙관적인 진단을 담았다. 일부 소비심리 지수가 개선되고 있는 데다가 앞으로 지급될 전 국민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통한 내수 활성화 가능성에 기대를 두는 모양새다.

5월 소매판매는 내구재(1.2%), 준내구재(0.7%)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비내구재(-0.7%)에서 줄어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정부는 6월 소매판매에는 소비자심리지수 개선과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7로 5월(101.8)보다 6.9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28.8% 증가했고, 카드 국내 승인액은 4.5% 늘었다. 다만 백화점과 할인점 카드 승인액은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1.1%, 1.6% 감소했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내수 활성화의 계기가 되도록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미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 지원 등 통상리스크 대응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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