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대 116명 중 인명피해 67명…스프링클러 설치 대상 아냐
경기 광명에서 아파트 화재로 3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다치는 피해가 난 가운데 경찰이 발화 지점인 건물 주차장의 CCTV를 확보하는 등 화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명경찰서는 필로티 구조로 된 이 건물 1층의 주차장에서 CCTV 영상을 수거해 분석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 영상을 통해 화재 당시 주차장 천장 부근에서 불이 시작되는 장면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초기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시작됐다' 등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는데 경찰은 차량 화재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불이 난 아파트는 1개 동으로 구성된 이른바 '나홀로 아파트'이다. 10층짜리 건물의 총 45세대 규모로, 116명이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1층은 기둥만 두고 비워 놓은 필로티 구조로, 주차장을 겸하고 있고 2~10층에 주민들이 거주한다.
경찰은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 주차장에서 불이 시작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한다.
필로티 구조는 사방이 개방돼 있어 공기 유입이 많기 때문에 화재 발생 시 불이 쉽게 확산할 수 있다.
특히 이 공간을 주차장으로 활용할 경우 주차된 차량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 작은 불도 큰 화재로 번지기가 쉽다.

화재 당시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 25대는 모두 불에 탔다.
불길이 점점 거세지면서 고층부까지 닿은 점을 고려하면, 세대 내·외부의 집기류 등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CCTV 영상 분석과 함께 화재 목격자 및 아파트 관계자를 차례로 소환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불이 난 건물은 2014년 7월 사용 승인이 나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 상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는 1990년 6월 이후 16층 이상부터 적용되기 시작해 2005년 11층 이상, 2018년 6층 이상으로 확대됐다.
경찰은 관련 법률을 검토해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췄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과 함께 이날 오전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발화 지점과 화재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진압 및 인명 검색이 계속된 전날 밤에는 건물 주변의 방범용 CCTV 등을 살펴봤지만, 거리가 상당해 발화 지점을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새로 확보한 건물 내 CCTV 영상에 대한 분석, 아파트 관계자 조사, 합동 점검 등을 바탕으로 화재 원인을 밝혀내겠다"고 했다.
지난 17일 오후 9시 10분께 광명시 소하동의 10층짜리 아파트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3명이 숨지고, 9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밖에 55명이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다쳤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