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대표 후보로 나선 박찬대·정청래 후보(가나다 순) 모두 전당대회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리고 “현재 충청·호남·영남 등 전국이 사상 유례없는 폭우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비상 상황이고, 폭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순회경선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어제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세월호·이태원·제주항공·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유가족)분들을 만나 ‘국가의 제1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 ‘국가가 그 자리에 있지 못했다’며 사죄의 말씀을 드렸다”면서 “후보로서 경선 일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중앙당과 선관위에서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책임 있는 논의를 진행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후보로서 당의 어떤 결정이라도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도 SNS 글을 통해 “폭우피해가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계획대로 하는 게 맞는지 중앙당 선관위와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축소해서 한다는데 온라인 대회를 하고 수해복구를 돕는 것이 어떨까”라며 “고민이 많지만 아무튼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다섯 차례 순회경선을 실시한다. 두 후보가 전당대회 일정 진행 조정을 언급한 것은 오는 주말까지 전국 곳곳에 비 소식이 예보돼있고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순회경선을 강행하는 것이 국민의 시각에서 부적절해 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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