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옥상서 23명 구조…1층 주차장 천장서 불길
“차량 사이 펑펑 터지는 소리”…경찰, 건물 CCTV 확보
화재 초기 일부 주민 전기차 화재 주장…방화도 언급
경찰 “차량 발화 가능성 작아”…국과수·소방 합동 감식
경기 광명시 소하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불이 나 3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다치는 인명피해가 났다. 9명이 중상을 입었고, 55명은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다쳤다.
18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5분쯤 광명시 소하동의 10층짜리 아파트 건물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오후 9시56분쯤 큰 불길을 잡고 오후 10시32분쯤 완전히 불을 껐다. 대응 2단계는 8∼14개 소방서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구조대는 옥상으로 대피한 주민 23명을 구조하고, 다른 층에 고립된 주민을 찾는 등 인명 검색에 나섰다. 불이 난 아파트는 이른바 ‘나홀로 아파트’로 10층짜리 건물에 45가구 115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층은 기둥만 두고 비워 놓은 필로티 구조로, 이곳에 있는 주차장 천장에서 불이 발화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2014년 사용 승인이 난 이 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니었다. 관련 법령은 2005년 11층 이상, 2018년 6층 이상으로 확대됐다.
경찰은 이 건물의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과 화재 목격자, 아파트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이 이날 확보한 아파트 CCTV 화면에선 불이 천장에서 발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날 밤 건물 주변의 방범용 CCTV 등을 살펴봤지만, 거리가 멀어 발화 지점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아울러 화재 초기 일부 주민들은 “탕탕 소리가 났다”, “차량 사이에서 폭발하듯 울리는 소리가 났다”며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주장해 전기차 화재 가능성이 제기됐다. 화재 진압에 나선 일부 소방대원도 이 같은 주민의 진술을 토대로 전기차에서 발화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일각에선 방화라는 주장까지 더해지면서 혼선을 부추겼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토대로 불이 천장 부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차량 화재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 상태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과 함께 이날 오전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발화 지점과 화재 경위를 확인하기로 했다.
광명시는 화재 발생 직후 “안전에 유의하고 인근 차량은 우회하라”는 내용의 안전 문자를 발송했다. 이어 불이 난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임시 거처를 인근 하안동 광명시민체육관에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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