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누적 강수량 519㎜
이틀새 1년 강수량의 41.4% 내려
광주 420㎜·산청 272㎜ 등 호우
사망 4명·주민 1300여명 대피
19일까지 남부 400㎜ 더 올 듯
경기·충남에 25억 특별교부세
17일 전국에 극한 호우가 쏟아져 4명이 숨지는 등 비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충청권에선 말 그대로 ‘물폭탄’이 떨어졌다. 일부 지역 일 강수량이 7월 기준으로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양’을 기록한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충남의 경우 서산, 원효봉(예산), 신평(당진), 아산, 서부(홍성)의 일 강수량은 7월 기준으로 ‘200년 빈도’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200년 빈도란 ‘2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

서산은 이날 자정부터 오전 10시23분까지 438.5㎜의 비가 내렸다. 이는 1968년 1월 서산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에 해당한다. 서산 연 강수량 평균(1991∼2020년 평균)이 1253.9㎜란 걸 고려하면 1년에 내릴 비 35%가 10시간여 만에 내린 셈이다. 이번 비가 시작된 전날부터 따지면 누적 강수량(오후 9시 기준)이 519.3㎜로 이 비율이 41.4%가 된다. 서산은 이날 오전 1시46분부터 1시간 동안 114.9㎜의 비가 내려 1시간 강수량 극값 1위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 1시간 강수량에 대해 ‘100년 만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충청권뿐 아니라 전라권 중에선 광주가 누적 강수량 420.8㎜, 영남권에선 산청이 272.3㎜를 기록하는 등 전국 곳곳에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60㎜ 내외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렸다. 행정안전부는 오후 3시30분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단계를 3단계로 격상했다. 풍수해 위기경보 수준도 ‘심각’단계로 상향했다.

중대본과 소방청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4명이다.
이날 오전 4시쯤 충남 서산시 석남동에서는 침수차량 사고로 2명이 숨졌다. 충남 당진에서도 침수된 지하실에서 1명이 익사했다. 전날 경기 오산시에서 무너진 옹벽에 매몰됐던 40대 운전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8개 시·도, 20개 시·군에서 421세대 주민 1382명이 호우 피해로 일시 대피했다. 소방청은 국가 총력대응을 위해 기존 운영 중인 상황대책반을 이날 오후 6시부로 ‘중앙긴급구조통제단’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18일로 넘어가는 밤 사이에도 충청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최대 80㎜ 상당의 비가 쏟아질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19일까지는 남부지방에 많게는 400㎜ 이상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기도와 충남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25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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